‘서울국악관현악단 프로젝트’ 당선된 31세 박준석씨
이 곡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새롭게 시작한 수상음악 프로젝트 ‘웨이브(WAVE)’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수상’은 물 위에서(水上) 즐기는 음악이라는 뜻과 ‘상을 받다(受賞)’라는 의미를 함께 지닌다.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을 공모해 선정하고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초연한 뒤, 관객과 전문가의 평가가 좋은 곡은 다음 해 무대에서 재연하는 프로젝트다. 물이 순환하듯 창작과 공연이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한강’을 주제로 한 올해 공모에선 ‘흐르샤’를 비롯해 젊은 작곡가들의 신곡 다섯 곡이 당선됐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웨이브’는 매년 다른 주제를 정해 신작을 공모하고 무대에 올리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박준석 씨(31·사진)는 이번에 특히 주목을 받은 신인이다. 15일 본보와 만난 그는 “고려 문인 이규보의 시 ‘강상우음(江上偶吟)’에서 영감을 얻어, 한강을 시간과 역사성을 가진 존재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심사를 맡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이고운 상주작곡가는 “화려한 리듬 전개가 자연스럽고 역동적이었다. 공모 취지와 맞게 대중의 귀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닿을 만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박 씨는 평범하지만은 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2014년 중앙대 음대, 2020년 한양대 대학원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뒤 2022년 중앙대 전통예술학부에 다시 입학해 국악을 배우고 있다. 그는 “서양 음악을 공부하면서도 늘 한국적 요소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며 “국악과 서양음악을 모두 배운 만큼 두 음악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그가 국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건 2021년 아르코 창작음악제에서 국악관현악을 처음 접하면서였다. 그는 “서양 음악에서는 불안정하게 들릴 수 있는 국악의 음색과 장단을 결합하면 새로운 효과가 날 수 있겠다고 느꼈다. 반대로 서양 음악의 형식을 국악에 적용했을 때도 기존과 다른 음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국악의 보편성을 강조했다. “국악의 장단을 들으면 음악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들썩이면서 흥이 나고 선율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이어 “국악과 서양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음악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29일 공연 1부에선 ‘흐르샤’를 비롯한 올해 당선작들을 선보인다. 2부에선 한국의 가장 오래된 서정시를 모티브로 한 ‘공무도하가’(김성국 작곡)와 한강을 주제로 한 기존 창작곡 ‘한가람의 숨’(임희선 작곡)을 선보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