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24)이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정해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대신 신인 투수 김정엽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결국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정해영은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올 시즌 정해영은 49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총 51⅓이닝 동안 65피안타(4피홈런) 15볼넷 59탈삼진 26실점(22자책) 6블론세이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6, 피안타율 0.307의 세부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최근 정해영이 부진하면서 KIA도 고전했다.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팀이 5-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정수빈에게 2루 도루를 헌납한 뒤 폭투와 포수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이날 KIA는 연장 11회말 안재석에게 솔로포를 헌납하며 패하고 말았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16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무너졌다. 정해영은 이번에도 팀이 3-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1사 후 김기연에게 안타, 케이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안재석에게 중전 안타를 각각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투수는 조상우로 교체. 그러나 조상우마저 대타 김인태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정해영은 패전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속구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머물면서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다만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해영은 후반기 들어 더욱 흔들렸다. 전반기에는 41경기에서 2승 4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치른 8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7.71로 고전했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8.00. 결국 이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17일 경기에 앞서 정해영의 말소에 관해 "몸에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여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일단 열흘 동안 쉬고,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열정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6일 교체시킨 배경에 관해서는 "승리했다면, 연승으로 갈 수도 있는 분위기였는데, 만루를 자초하길래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를 뺀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라면서 "지금은 열정과 책임감을 갖고 공을 던져야 한다. 나는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모든 선수가 땡볕에도 땀을 흘리며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마무리 투수라면 자신의 보직에 애착을 갖고 던져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더욱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제외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향후 정해영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건 열흘을 채운 뒤 몸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해 1군 엔트리에 곧바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사령탑은 복귀 시기에 대해 못 박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복귀 시점은 정해놓지 않았다. 구위나 구속 회복보다 중요한 건 정해영이라는 투수가 책임감을 갖고 무게감을 이겨내는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판단될 경우, 열흘이 지나서 안 올릴 이유가 없다. 하지만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정해영이 빠지는 동안 KIA 마무리 투수는 누가 맡게 될까. 일단 전상현이 그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전상현은 올 시즌 59경기에 구원 등판, 6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07의 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총 55⅔이닝 동안 51피안타(3피홈런) 15볼넷 37탈삼진 21실점(19자책) 4블론세이브 WHIP 1.19, 피안타율 0.245의 세부 성적을 찍고 있다.
이 감독은 "(전)상현이가 마무리 투수를 맡는다. 다만 8회 상대 중심 타순에 걸린다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9회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운용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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