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팰리스는 2024~2025시즌 FA컵 우승으로 UEL 출전권을 얻었다. 그러나 구단주의 복수클럽소유가 문제가 돼 27년만의 대륙대항전 티켓을 반납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출처│크리스탈 팰리스 SNS
크리스탈 팰리스(잉글랜드)가 27년만의 대륙대항전 티켓을 반납할 위기에 놓였다. 구단 측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스위스에서 유럽축구연맹(UEFA)과 긴급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4일(한국시간) “크리스탈 팰리스는 2025~2026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탈 팰리스의 구단주인 존 텍스터가 리옹(프랑스)의 대주주인 게 문제가 됐다”며 “리옹도 새 시즌 UEL에 나선다. UEFA 규정에 따르면 소유주가 같은 구단은 같은 대륙대항전에 참가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2024~2025시즌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창단 첫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UEL 출전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UEL의 전신인 UEFA 인터토토컵에 1998~1999시즌 출전한 이래로 27년만에 대륙대항전 티켓을 획득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미국 사업가인 존 텍스터가 UEL에 출전하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옹을 모두 소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텍스터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옹에서 각각 전체 지분의 43%와 88%를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대다수 주요 국제대회에선 구단주가 같은 클럽의 복수 출전을 금지한다. 이번달 미국에서 열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레온(멕시코)과 파추카(멕시코)가 출전권을 얻었지만, 두 클럽 모두 ‘그루포 파추카’ 그룹이 소유한 게 문제가 돼 레온 대신 LA FC(미국)가 출전권을 얻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소유주가 같은 구단이 같은 대륙대항전에 참가할 경우, 해당 리그에서 상위 순위로 마감한 클럽이 출전권을 가져가는 규정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위 크리스탈 팰리스, 프랑스 리그앙 6위 리옹 중 리옹에 UEL 출전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크리스탈 팰리스가 하위 대회인 UEFA 컨퍼런스리그(UECL)로 내려가게 된다.
그러나 변수가 남아있다. 크리스탈 팰리스가 UECL로 내려가더라도, 크리스탈 팰리스 공동 소유지인 데이비드 블리처가 소유한 브뢴비(덴마크)가 문제다. 브뢴비는 지난해 덴마크 수페르리가 3위에 올라 UECL 출전권을 따냈다.
최악의 경우 크리스탈 팰리스의 UEL 출전권을 박탈당하면 EPL 차순위 팀에 티켓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EPL에서 7위로 UECL 출전권을 따낸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를 UEL로 승격시키고, 8위 브라이턴(잉글랜드)에게 UECL 출전권을 줘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텍스터가 구단 지분의 최대인 43%를 보유하고 있지만, 투표권은 나머지 구단주인 블리처, 스티브 패리시, 조쉬 해리스와 함께 25%씩 나눠서 보유하고 있어서다. 구단 운영권에 대한 결정 권한이 없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텍스터는 최악의 경우 자신의 지분을 단기간에 매각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만약 UECL로 내려가거나, 대륙대항전 출전권을 빼앗기면 향후 클럽의 재정과 인기 관리에 악영향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UEFA 대변인은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결론은 6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UEFA는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개별 클럽의 사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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