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전 세계 6번째로 11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터진 김진규(전북)의 결승골을 앞세워 전반 한 명이 퇴장당한 이라크를 2-0으로 물리쳤다.
B조 1위 한국은 5승4무(승점 19)를 기록하면서 3위 이라크(승점 12)와 격차를 7점 차로 벌렸고, 쿠웨이트(10일)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2위에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3차 예선에선 각 조 상위 2개국에 본선 직행 티켓을 주며 3·4위 팀은 4차 예선에서 본선행 마지막 도전을 이어간다. 월드컵 출전국 수가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 티켓은 8.5장이다.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이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12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도 6번째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한국에 앞서 11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국가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 등 전통적인 축구 강호들이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과감하게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앞서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뮌헨)도 부상 여파로 소집되지 않았다. 주장과 부주장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이재성(마인츠)이 주장 완장을 차고 2선 중앙에 배치됐다. 좌우 날개로는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나섰다.
한국은 전반 26분 이라크 공격수 알리 알하마디의 퇴장으로 손쉽게 분위기를 가져왔다. 알하마디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조유민(샤르자)의 얼굴을 가격했고, 비디오 판독(VAR) 결과 퇴장당했다. 한국은 이후 수적 우위를 살리며 이라크 골문을 두드렸으나, 이재성의 헤더와 이강인의 감아차기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용우(알아인)를 빼고 김진규를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교체 투입된 김진규는 후반 18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현규(헹크), 문선민(서울), 전진우(전북)가 차례로 교체로 투입된 한국은 계속해서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그 결과 후반 38분 오현규의 추가골이 터졌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전진우가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현규가 밀어 넣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큰 위기 없이 경기를 주도하며 2-0 승리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마지막 10차전을 치른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