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유럽 비만 학회(EOC·5월 11~14일)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도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과체중·비만인 사람들이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단백질 바를 섭취한 결과, 이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두 배 더 높았다. 또한 혈압과 허리둘레 감소폭도 더 컸으며, 간 건강도 나아졌다. 골격근과 제지방(체지방을 뺀 나머지 무게)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스페인 팜플로나 나바라 대학교의 연구원인 파올라 모냐-팰라에즈(Paola Mogna-Peláez) 박사는 콜라겐의 특성에 주목했다.
콜라겐은 비싼 비만 치료제와 달리 저렴하며 쉽게 구할 수 있다. 콜라겐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물질이다. 콜라겐은 인체에서 가장 흔한 단백질 중 하나로 우리 몸에 있는 전체 단백질의 약 30%를 차지한다.무엇보다 콜라겐은 구조를 바꿀 경우 물을 더 많이 흡수해 크게 부풀어 오른다.
“우리는 콜라겐 화합물이 위에서 팽창할 때 포만감을 줘 식욕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모냐-팰라에즈 박사와 동료들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20~65세(여성 50%, 평균 체중 83.9㎏, 평균 BMI 29.65㎏/㎡) 성인 6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시험을 12주간 진행했다.
모든 참가자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 전에 콜라겐 함량이 높은 초콜릿 맛 단백질 바(개당 콜라겐 10g 포함)을 물 한 컵과 함께 섭취하도록 했다.소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물과 함께 섭취하면 부피가 커져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처리했다. 참가자들은 식욕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연구기간 동안 체중, 허리둘레, BMI, 간 건강 지표, 근육량 및 기타 신체 지표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생체 검사도 받았다.
12주 후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평균 3㎏의 체중이 줄었다. 대조군(1.5㎏)의 두 배 이었다. 두 그룹의 섭취 칼로리는 동일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수축기 혈압은 콜라겐 바 섭취 그룹에서 8㎜Hg 떨어진 반면, 대조군은 0.4㎜Hg 상승했다.
허리둘레(2.8㎝ 대 2.5㎝), BMI(1.2단위 대 0.78단위) 그리고 간 건강 지표인 지방간 지수 또한 콜라겐 바 그룹이 대조군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체지방을 뺀 비(非)지방 조직의 무게를 나타내는 제지방 량이 증가했다. 이는 근육량 증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조군은 제지방에 변화가 없었다. 근육량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인 근 감소 지수 또한 양쪽 모두에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할 때 체중 감소가 근육량이 줄어들어서 생긴 게 아니라고 밝혔다.
설문 조사 결과, 콜라겐 바 섭취 그룹은 대조군보다 배고픔은 덜 느끼고 포만감은 더 크게 느꼈다. 동물 실험에서 콜라겐이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콜라겐 바는 위에서 원래 크기의 20배 가까이 부풀어 오르고 소화율도 낮았다.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모냐-펠라에즈 박사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라겐이 위를 부풀게 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배고픔을 덜 느끼게 했고, 이는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콜라겐은 참가자들의 근육 생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근육은 지방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아울러 콜라겐이 장내 박테리아 구성을 변화시켰을 수 있다. 이는 체중 감량과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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