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펩시 대신 코카콜라…美 푸드코트 논쟁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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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는 12년만에 푸드코트 내 음료 브랜드를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바꿨다

코스트코는 12년만에 푸드코트 내 음료 브랜드를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바꿨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12년 만에 푸드코트 음료를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교체하자 미국에서 엄청난 이슈가 되고 있다. 단순한 음료 브랜드 전환이지만, 소비자 문화와 정체성에 얽힌 문제로 확산되면서 소셜미디어와 언론에서 ‘바이럴 이슈’로 번졌다.

22일 유통업계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달부터 미국을 포함한 14개국 매장에서 푸드코트 탄산음료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교체 중이다. 회사 측은 올 가을까지 전 세계 푸드코트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의 푸드코트는 단순한 부대사업이 아니다. 1.5달러짜리 핫도그·음료 콤보처럼 ‘가성비’를 내세운 메뉴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종의 ‘락인 장치’다. 198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은 콤보 가격은 코스트코의 상징과도 같다. 2013년 음료를 펩시로 바꾼 것 또한 이 가격을 지키기 위해 펩시가 더 좋은 납품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음료 브랜드를 다시 코카콜라로 바꾼 것도 코카콜라가 더 유리한 조건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코스트코는 1985년 이후 40년간 핫도그 콤보 메뉴를 15달러에 판매 중이다.

코스트코는 1985년 이후 40년간 핫도그 콤보 메뉴를 15달러에 판매 중이다.

코스트코는 1985년 이후 40년간 핫도그 콤보 메뉴를 15달러에 판매 중이다.

코스트코는 1985년 이후 40년간 핫도그 콤보 메뉴를 15달러에 판매 중이다.

코스트코의 이같은 ‘사소한’ 음료 브랜드 변화에 대해 소비자들은 전혀 사소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미국 최대의 게시판 레딧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이 사안을 다뤘다. 뉴욕포스트, 폭스 비즈니스, 더선, SF크로니클 등은 “작은 변화가 큰 논쟁으로 번졌다”며 이같은 바이럴 현상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음료 교체가 아니라 ‘문화적 코드’ 문제로 본다. 미국에서 코카콜라는 고전적, 보수적, 애국적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펩시는 젊음, 혁신, 도전의 이미지를 갖는다. 미국 사회에서 ‘코크 vs 펩시’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애플과 PC처럼 정체성을 가르는 상징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정치적 선호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발전했다. 코카콜라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데다 기본 색상이 공화당의 ‘빨강’과 겹쳐 보수적 성향을 상징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펩시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을 써서 진보적 코드와 연결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트코 푸드코트의 콜라 교체 논란은 한국 유통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경험을 바꾸는 일은 작은 변화라도 거센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미국 소비자는 SNS에 “핫도그는 그대로인데, 콜라 한 잔이 세상을 흔들었다”고 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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