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강원 FC의 경기를 앞둔 때였다. 포항 교체 명단에 이규민(20)이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이규민은 2024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측면 공격수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이규민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주 특이한 선수다. 한국에 없는 유형의 드리블러랄까. 드리블이 아주 특이해. 내가 좀 과장되게 얘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일대일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 건 확실하다.”
이규민은 이날 후반 33분 김인성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규민은 경기 종료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포항의 2-1 승리에 이바지했다. 강원전은 이규민의 올 시즌 첫 번째 출전 경기였다.
‘MK스포츠’가 이규민과 나눴던 이야기다.
Q. 올 시즌 첫 번째 출전 경기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내가 딱히 한 건 없다(웃음). 형들이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신 덕분에 승리의 기쁨을 나눌 수 있었다. 강원전 출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주닝요가 강원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상을 입어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오랜만에 경기였다. 진짜 설렜다. 내겐 꿈같은 구장인 스틸야드에서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섰다. 아주 행복한 하루였다.
Q. 박태하 감독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드리블러”라고 기대하던데. 이규민은 어떤 선수인가.
드리블은 내 최고 장점이다. 자신 있다. 나는 상대방의 발을 보면서 툭툭 드리블을 친다. 상대의 몸을 보면서 방향 전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나는 타이밍을 잘 빼앗는 드리블러다.
Q. 드리블은 유소년 시절부터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더라. 어릴 적부터 드리블 연습을 많이 한 건가.
어릴 때부터 체구가 작았다. 볼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볼 감각이 특출나야 했다. 드리블 연습을 아주 많이 했다. 쉴 땐 드리블 잘하는 법을 찾아서 공부했다. 영상도 엄청나게 봤다. 지금도 본다.
Q. 어떤 선수 영상을 주로 보나.
라민 야말 영상을 아주 많이 본다. 나보다 어린 선수지만, 야말을 가장 좋아한다. 오늘 경기 전에도 야말 영상을 봤다.
Q. 본인만의 드리블 훈련 방법이 있나.
팀 훈련에서부터 드리블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개인 훈련할 땐 틀에 박히지 않으려고 한다. 콘을 세워놓고 훈련하는 것보다 다른 선수와 일대일로 대결하는 걸 선호한다. 상대 수비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법을 익혀왔다. 정해져 있지 않은 드리블이 내 최고 장점이지 않나 싶다.
Q. 포항 팬들에게 ‘코리안 야말이 될 것’이라고 소개해도 되나.
부담스럽다(웃음). ‘상황에 맞게 드리블할 줄 아는 선수’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Q.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가.
어떤 선수와 일대일로 붙든 ‘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어떤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든 한 명 정도는 제칠 수 있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Q. 프로 2년 차 시즌이다. 아직 기회를 많이 받는 건 아니다.
그래도 프로 데뷔 시즌보다 확실히 낫다. 경기 속도에 익숙해졌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가 경기 템포다. 처음엔 이 속도를 전혀 따라가질 못했다. 지금도 100% 적응한 건 아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전에서 템포 적응이 쉽지 않다. 훈련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더 좋아질 것이다.
Q. 올해 목표가 있나.
공격 포인트 5개 이상 기록하는 거다. 꼭 이루고 싶다.
Q. 포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드리블이 내 장점이다. 경기에 나서면 한두 명 정도는 쉽게 제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