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1위 LG헬로비전 "17개 교육청이 고객"

14 hours ago 3

LG헬로비전이 지난해 12월 서울교육청과 1754억원 규모 ‘2025학년도 디벗 환경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학생에게 태블릿 PC ‘디벗’을 보급하는 사업이다. 교육 렌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LG헬로비전은 올해 핵심 사업 목표를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20일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정하는 현행 제도를 감안하면 학생이 줄수록 1인당 교육 투자비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LG헬로비전 고객”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시장 쇠락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LG헬로비전이 절박함 속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블 영업망을 교실로 확대

케이블 1위 LG헬로비전 "17개 교육청이 고객"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사진)는 올해 초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해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렌털과 교육 등 신사업이 성장하며 의미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며 “홈(home)과 미래 사업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최대주주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위력이 커지면서 핵심 사업인 방송 및 인터넷 부문이 정체를 겪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로 활로를 찾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렌털 사업만으로 매출 1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5% 늘어난 수치다. 사업 초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에서 펫 전용 가전 렌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엔 교육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헬로비전은 2021년 경남교육청을 시작으로 교육 현장 디지털전환(DX)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단말기 보급을 넘어 스마트 교육 플랫폼을 만든 뒤 전국 학교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링스쿨’ 서비스를 발족했다.

링스쿨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교과서 등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를 교육하는 서비스다. 교사의 태블릿, 학생의 스마트 단말기, 교실 내 전자칠판 등 전자도구가 호환되지 않아 수업 시작 전 긴 시간을 할애한다는 데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링스쿨 플랫폼을 사용하면 교사의 태블릿 속 수업 자료를 전자칠판에 바로 띄우고, 학생의 스마트 단말기를 교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OTT는 요금 잘만 올리는데…”

케이블 1위 LG헬로비전 "17개 교육청이 고객"

부업을 잘 키우고 있긴 하지만 LG헬로비전의 ‘급한 불’은 OTT와의 경쟁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넷플릭스와 콘텐츠 경쟁을 벌이는 데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이기도 해 OTT 트래픽이 급증하면 그에 따른 부담도 커진다. LG헬로비전이 매년 부담해야 하는 네트워크 사용료는 1500억원, 프로그램 사용료는 1600억원이다. 이를 합치면 매출의 약 10%를 고정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케이블TV업계에서 망 중립성 논란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글로벌 OTT는 망 중립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ISP 사업자는 트래픽이 많으면 그에 따른 대가를 더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OTT는 때가 되면 입맛대로 가격을 올리는 데 비해 케이블TV 사업자는 10년 넘게 가격 동결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지희/이승우 기자 mymasaki@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