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을 이끄는 과학기술 두뇌의 집결지 KAIST 차기 총장 후보가 20일 이광형 현 총장과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이용훈 전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3명으로 압축됐다.
KAIST 총장선임위원회는 지난 19일 제18대 총장 후보자 10여 명에 대한 면접을 거쳐 이날 이 같이 결정했다. KAIST 총장선임위는 당연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급 공무원과 KAIST 이사장이 추천한 인사 등 5명으로 돼 있다.
차기 KAIST 총장은 과기정통부 등의 검증을 거쳐 세 명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로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권자다.
과학계는 사실상 이 총장과 김 교수의 2파전으로 보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대부, 미래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이 총장은 지난 2021년 부임 후 2600억원의 기부금을 유치하는 등 기술패권 시대를 맞아 KAIST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제자였던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를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등이 그의 제자다.
김정호 교수는 SK하이닉스 등이 양산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에 납품하는 첨단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이끈 세계적인 산업공학 전문가다. 젊은 시절 경계현 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등과 삼성 D램 반도체 개발 실무를 맡았다. 현재 KAIST-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
'대통령 대행의 대행' 체제인 현재 정국을 감안할 때 차기 총장이 언제 선임될지는 미지수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분초 단위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 KAIST 리더십 공백이 길어져선 안 된다"며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차기 KAIST 총장 선임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