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주연 안효섭
세계적 인기 ‘케데헌’서 목소리 연기
‘김독자’ 역할 맡아 첫 스크린 데뷔
“고군분투 평범한 캐릭터에 공감… 연기자로 어디까지 갈지 해볼 것”
배우 안효섭(30·사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 중 한 명이다. 지난달 20일 공개해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가 연기한 사자보이스의 ‘진우’는 근사한 목소리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 안 배우가 마침 올 여름철 국내 극장가의 최대 기대작인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 주인공을 맡았으니 부담이 작을 리가 없다.
23일 개봉하는 전독시는 2015년 데뷔한 안 배우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형 화면으로 보는 제 얼굴이 부담스러웠다”며 웃었다. 하지만 “배우를 꿈꾸던 사람으로서 엄청나게 감격스러운 순간이기도 했다”며 수줍게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에 굉장히 무료했어요. 3, 4년 쉬지 않고 작품을 찍으면서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아요. ‘내가 원했던 연기자의 삶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고민 중에 이 대본을 읽었는데, 평범하디평범한 김독자란 캐릭터를 보자 마음이 놓였어요. 상황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에 공감이 갔다고 해야 할까요?”
김독자는 그다지 특별한 능력이 없다. 단지 웹소설의 결말을 아는 유일한 캐릭터로서 주변을 이끌어간다. 이 때문에 그가 촬영장에서 가장 많이 했던 질문도 ‘제가 너무 멋있지 않았나요’라고. 안 배우는 “아무것도 없는 김독자가 어떻게든 세상을 구해보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가슴이 뛰었다”며 “제가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한 작품”이라고 했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 데뷔를 준비했던 안 배우는 배우 초기엔 관두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다고 한다. 연기에 대한 환상이 컸기에 현실에서 느낀 괴리감도 엄청났다. 처음 연기가 재밌다고 느꼈던 건 ‘낭만닥터 김사부 2’를 찍을 때였다. “한석규 선배님이 ‘효섭아, 연기 재밌지? 근데 잘하면 더 재밌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너무나 와 닿았고 열망이 더 커지기 시작했죠. 지금은 너무 즐기는 중이에요. 이제야 좀 알 것 같은데, 놓치고 싶지 않아요. 연기자로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싶어요.”그런 그의 연기 인생에 케데헌은 또 하나의 획을 그은 작품이다. 안 배우는 “그저 재밌는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참여했는데, 이렇게 크게 사랑해주시니 얼떨떨하다”며 “전독시도 케데헌으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독시의 흥행 여부는 영화계에서도 관심사다. 올 상반기 극장가는 최악의 불황이라 부를 만큼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안 배우는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업계가 살아나길 간절히 바란다”며 “최선을 다해 김독자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으니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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