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캄보디아 학교를 맡아 수십년간 남몰래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동훈 사장은 지난달 11일부터 3일간 개인 휴가 일정을 활용해 캄보디아 수도 프롬펜시 외곽에 위치한 캄보디아 희망학교를 가족과 함께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
이 학교는 가난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하는 캄보디아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초·중·고교 과정의 종합 학교다. 캄보디아는 이 사장에겐 특별한 나라다. 수의사이자 선교사인 이 사장 부친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캄보디아로 일찌감치 건너가 2003년 이 학교를 세우고 평생을 헌신했다. 현재 부모가 없거나 편부모 가정,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교육을 받지 못하는 현지 학생 450여명이 다니고 있다.
이 사장은 매년 개인 휴가기간 대부분을 캄보디아 희망학교에서 지내며 학생과 현지 교사의 멘토로서 '키다리아저씨'역할을 하고 있다. 부친이 별세한 이후에도 변함없이 캄보디아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학교 운영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SK그룹의 핵심 신약개발 계열사인 SK바이오팜 최고경영자(CEO)대표로서 개인 휴가 기간을 모두 봉사에 할애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는 최근 1년간 국산 뇌전증 신약의 매출 확대를 위해 미국과 전세계를 누벼야 했다. 방사성의약품(RPT)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앞장서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장은 자신의 캄보디아 봉사 사실을 SK그룹이나 과거 재직했던 동아제약 등에 거의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 투자자문 본부장 출신인 그는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9년 SK그룹으로 이동해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을 역임한 후 2022년부터 SK바이오팜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가까운 지인이 참석한 사석에서만 자신의 봉사 사실을 조심스럽게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 인생의 목표는 돈만 버는 것이 아니다"며 "은퇴 후에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캄보디아학교에서 원없이 봉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경제신문이 캄보디아 봉사 활동과 관련해 인터뷰를 시도하자, "개인적인 차원에서 하는 일이라 공개하기에 큰 부담이 있다"며 극구 인터뷰를 사양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