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16조원짜리 'AI 굴기'…"미국의 황금기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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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22 14:51 수정2025.01.22 14:51

美, 716조짜리 AI 굴기… “미국의 황금기 다시 찾아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5000억달러(약 716조원)를 투자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오라클,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AI를 고도화해 인공 일반지능(AG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美, AI 인프라에 716조원 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과 함께 미국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세 회사가 '스타게이트'라는 합작투자 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역사상 가장 큰 AI 프로젝트를 시행한다"며 "이 프로젝트로 일자리 10만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은 스타게이트를 통해 데이터센터 증축에 1000억달러(약 144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스타게이트는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달러로 투자금을 늘릴 계획이다. 이 합작사가 어떻게 자본을 조달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손 회장이 스타게이트의 의장을 맡아 자본 조달을 담당하고, 오픈AI가 경영 전반을 담당한다. 오라클은 이 프로젝트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MGX, UAE의 부동산 개발업체 다막(Damac) 등도 합류했다. 소프트뱅크 산하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대만 엔비디아 등도 기술 파트너로 스타게이트와 협력한다.

스타게이트는 첫 투자처로 텍사스주 애빌린시에 34억달러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증축할 계획이다. 최소 GW급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설립한 뒤 다른 주로 투자처를 넓힌다. 오픈AI는 "애빌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것"이라며 "미국 전역에서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트럼프 2기 정부가 빅테크와 손잡고 AI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 기술 패권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AI 관련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제정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및 활용' 행정명령 등을 폐기했다. 데이터센터 건립과 AI 연구 개발 속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올트먼 CEO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수장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더 나은 인프라가 필수라고 줄곧 지적해왔다"며 "이번 인프라 투자에 앞서 빅테크와 트럼프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AI 연합군 결성한, AGI 상용화 노린다

미국 빅테크가 서로 손잡은 이유는 AI 고도화에 있다. AI가 학습할 데이터 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해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했지만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을 한 곳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올트먼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오픈AI가 새로운 AI모델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수급난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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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는 경쟁사도 연합에 끌어들였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두 회사 간의 전속 계약을 수정했다. 오픈AI가 MS의 경쟁사와도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을 수 있게 조건을 완화했다. 이전까지 오픈AI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만 사용해야 했다. 앞으로는 오라클 등 경쟁사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빅테크 연합이 노리는 목표는 인공 일반지능(AGI) 시장이란 전망이 나온다. AGI는 인공지능이 가장 고도화된 형태로,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다. 인간의 지시를 수행하고 답을 찾는 기존 AI와 달리 스스로 학습해서 추론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지난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는) 이미 AGI를 구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그 다음 단계로) 초지능 개발로 목표를 바꾸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GI를 상용화하기 위해선 대형 데이터센터가 필수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작년부터 5GW급 데이터센터 설립을 검토해왔다. 그래픽처리장치(GPU) 200만개를 한 곳에 집적해 AI의 학습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이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최소 1000억달러를 들여야 한다. 오픈AI의 자본만으로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 올트먼 CEO는 자본 조달을 위해 중동 국부펀드 등에 데이터센터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며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면 최소 수조 달러의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화석연료도 다시 동원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날 더그 버검 신임 내무부장관은 미 상원 청문회에서 "AI 군비 경쟁을 위해선 더 많은 화석연료가 필요하다"며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가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활성화될수록 미국의 전력난이 심화한다고 내다봤다.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8년까지 AI용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력 공급량의 19%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 에너지부도 3년 내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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