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원팀 코리아'가 구축한 K방산 저력, 계속 이어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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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원팀 코리아'가 구축한 K방산 저력, 계속 이어가려면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시회(MADEX·마덱스). 1999년부터 우리 해군이 격년으로 주최해온 행사인데 올해만큼 호응이 뜨거운 적이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예전엔 물건을 팔려면 수출국을 찾아갔지만 올해는 현지에 와달라는 초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 첫날부터 이 회사 전시관엔 필리핀, 말레이시아, 페루의 해군 참모총장이 다녀갔고 세 국가에서 모두 초청받았다. 그는 “이렇게 많은 해외 장교들이 온 건 처음 본다”며 “수년간 기업과 군, 정부가 원팀으로 움직여 쌓아온 결실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마덱스는 한국 육·해·공군의 방산전시회 중 규모가 가장 작다. 그런데도 32개국 장성이 참석한 것을 보면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행사 참석자들은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전시회장을 떠나지 않고 기업 전시관을 찾았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국가 장성들은 한국 ‘골판지 드론’과 증강현실(AR)을 이용한 함정관리시스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 방산의 빠른 납기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확실한 사후서비스(AS)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국내 방산업체 대표들은 ‘원팀 코리아’의 저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소 방산회사 대표는 “무기를 수출하려면 방위사업청의 인증과 수출보증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중소기업 혼자 하기 쉽지 않다”며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져 수출이 한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을 때 민간 방산업체도 배석하도록 해 아쉬운 점을 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방부 실무자가 대통령 앞에서 약속한 걸 뒤집긴 어렵다”며 “정치 성향을 떠나 우리 같은 업체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정부 지원 체계가 굳어지면서 한국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달러로 늘었고 올해 수출액은 20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덱스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해외에서 수출 상담에서 호의를 보여도 수출까지 이어지는데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최종 계약은 ‘정부 대 정부’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방위산업의 특징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특성상 사고 하나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29일 경북 포항에서 우리 해군의 초계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자 전시장을 떠나는 해외 바이어들도 있었다. 차기 정부도 방산의 이런 특수성을 염두에 두고 원팀 코리아로 움직여 K방산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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