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성장할수록 부담 커지는 제도 고쳐야” 차등규제 개선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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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 도중 대화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 도중 대화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정체가 다소 오래갈 것 같아서 우려된다”며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여전히 많고 성장할수록 보상은 줄고 부담이 커지는 현 시스템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규제가 많아지는 현실이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생기고 대기업이 되면 최대 343개의 규제가 생긴다. 2020∼2023년 중소기업 1만 곳 중 4곳(0.04%)만이 중견기업이 됐고, 중견기업 100곳 중 1∼2곳(1.4%)만 대기업이 된 것도 이 같은 규제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회장은 앞선 4일 주요 경제단체들이 꾸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도 “기업 사이즈가 커질수록 규제가 커지는 상황이 한국 성장을 정체시키고 민간의 활력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지난 5년에 이어 앞으로의 5년도 한국이 저성장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5~2019년 연평균 2.7% 성장하던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5년간 2.0%로 (성장률이) 내렸고 올해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5년도 1%대 성장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이 돼야 민생이 회복되고 글로벌 경쟁에서 맞설 국력도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체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관세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지금 기존의 수출 중심이 아닌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정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한 각 지역상의 회장들과 서울상의 회장단 등 21명이 참석했다. 상의 회장단은 민주당에 2차 상법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규제 법안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보완을 요청했다. 과도한 경제형벌에 대한 합리화 방안도 건의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라며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대표는 “때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가 성장을 저해한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며 “대한상의가 공정 경제의 실현과 경제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당이 화답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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