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순직 해경 부실 대응 한목소리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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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맨 왼쪽)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22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맨 왼쪽)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지난달 인천에서 갯벌에 고립된 중국 국적 남성을 구하려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 이재석 경사(34) 사건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양경찰의 총체적 부실 대응으로 발생한 참사”라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해경 부실 대응 질타…“이재석 경사 순직, 총체적 실패”

22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는 이 경사 순직 당시의 대응 체계와 현장 관리 부실이 집중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영흥파출소 전체 인원이 28명인데 사고 당시 야간 근무자가 2명뿐이었다”며 “현장 대응 체계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파출소에 대기 중이던 근무자들이 있었는데도 출동하지 않았다”며 “이들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영흥파출소는 구조거점파출소로 잠수 구조요원이 상시 대기해야 함에도 출동하지 않았다”며 “민간 드론업체에 구조를 의지하고 있다면 해경 조직을 재편해야 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광진 전 인천해경서장과 전 영흥파출소장이 순직 동료들에게 ‘사건 관련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사람은 이 경사와 함께 근무했던 팀장 등과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작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번 사건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해경이 실패를 반복하고 진실을 덮으려 한 조직 윤리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했다.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서장은 “은폐나 함구 지시를 한 적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언론 대응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용진 해경청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이 책임을 느낀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감찰을 통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유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22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안성식 전 기획조정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22일 인천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경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안성식 전 기획조정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비상계엄 가담’ ‘서해 공무원 피격’도 질의 공방

이날 국감에서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내란 부화수행)로 특검 수사를 받는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안 전 조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계엄 선포 직후 내부 회의에서 총기 무장과 유치장 확보, 계엄사 인력 파견 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특검이 안 전 조정관이 2023년부터 국군방첩사령부와 기밀 문건을 주고받으며 ‘계엄사령부 편성 계획’ 개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계엄 선포를 미리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안 전 조정관은 “수사 중이라 구체적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당시 대통령이 TV를 통해 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에 국무회의 등 적법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했다”며 “총기 무장은 파출소 방호 차원에서 한 개인적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도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수사 결과가 뒤집힌 배경에 “정치적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 본질”이라고 맞섰다.
해당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된 사건으로, 해경은 당시 “자진 월북”으로 발표했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자진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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