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삼성’ 복원 선언한 경영진 “HBM 주도권 찾고, 공격적 M&A”

4 hours ago 2

삼성전자 주주총회서 강조
전영현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시장 주도할 것”
한종희 “올해 유의미한 M&A”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초격차 삼성’을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주도권을 되찾고, 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현재 고객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HBM) 제품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삼성의)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은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반도체 장비인 ‘AI가속기’의 핵심 부품으로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전 부회장은 “시장 트렌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지만 조직 개편이나 기술 개발을 위한 토대를 다 마련했다”며 “HBM4나 커스텀 HBM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주주총회 의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정신 실천을 다짐했다. 이 창업주는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를 경영이념으로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격적인 M&A를 진행할 뜻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실적발표회에서도 “앞으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재판이 계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자 대규모 M&A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 부회장은 “올해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개선 목소리도 나왔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가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근로시간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전 부회장은 “개발 난이도 증가에 따라 신제품 개발 기간이 증가하고 있어 개발 인력 집중근무가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라며 “핵심 개발자들이 연장 근무를 하고 싶어 해도 현재 52시간 규제로 인해 개발 일정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제윤 사외이사(전 금융위원장)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 의장은 2020년 박재완 의장, 전임 김한조 의장에 이어 사외이사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는 세 번째 사례가 됐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56% 오른 주당 5만8500원에 마감했다.

수원=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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