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은 작년 매출이 처음으로 역성장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은 제약 산업 전반의 규제 환경 변화와 시장 압력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지만 일각에서는 공장의 내용고형제 품질관리인증(GMP) 소송 리스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는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에 박차를 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래전략부문을 크게 키워 이를 총괄할 박종현 부사장을 신규 영입했다. 박 부사장은 동구바이오제약의 신사업 부문 모두를 합쳐 총괄하는 역할로 코스메틱·메디컬푸드·해외사업 등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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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출시한 동구바이오제약 자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셀블룸'(사진=동구바이오제약 홈페이지) |
피부과·비뇨기과 전문의약품으로 2000억대 매출
동구바이오제약은 2025년 매출이 2426억원으로 전년도 2492억원 대비 2.6% 하락했다. 대단한 규모의 하락은 아니지만 회사가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10년새 확인가능한 첫 매출 역성장인 점에서 주목된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비 27% 떨어진 92억원, 순이익은 96% 올라간 50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및 신규사업 준비 등 전략적 비용 집행을 언급했다. 순이익의 경우엔 투자자산 평가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이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올해엔 전문의약품과 위탁개발및생산(CDMO) 부문의 안정적 성장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그간 집행한 투자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24년 8월, 내용고형제 생산 과정에서 첨가제 임의 변경 등 약사법 위반으로 식약처 GMP 적합판정 취소(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을 받았다. 현재는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약 생산 및 판매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생산시설은 화성공장 하나이나 내부 라인별로 GMP 인증이 별도다. 내용고형제 GMP를 취소 당할 경우 영향을 받는 것은 고형 정제다. 여기엔 조루증 치료제 '구세정'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업계에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규제가 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규율을 통해 시장환경이 개선되어야하지만 일시에 퇴출시키는 처벌은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파괴적이라는 의견이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셀블룸' 등
동구바이오제약은 미용 방면으로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피부과 처방약 시장에서 1위인 점을 발판으로 화장품 및 미용의료기기 사업 쪽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1위이지만, B2H(병원) 대상 사업이며 B2C(소비자) 대상 제품이 없어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점이 넘어야할 산이다.
국내 다수의 제약사들이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된 브랜드가 하나씩은 있다. 동화약품이면 까스활명수, 한미약품이면 텐텐, 유한양행이면 안티푸라민, 동국제약이면 마데카솔, 일동제약이면 아로나민 등이다. 이런 가운데 동구바이오제약은 소비자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제품이 없는 것이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밀고 있는 자체 B2C 제품군은 2016년 상표권을 등록한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브랜드 '셀블룸'(Cell Bloom)이 있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셀블룸 MD로션/크림은 1도 화상에 사용할 수 있는 창상피복재다. 고기능성 화장품으로 B2C 타깃 제품인 셀블룸은 줄기세포 배양액과 8가지 펩타이드 등을 조합해 여러가지 세분화된 제품군을 보유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어느덧 출시 10년차인 화장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일차적인 숙제로 파악된다. 국내 뿐만이 아니라 대만 등지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 타법인 지분투자 및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다양한 에스테틱 기업과도 연을 맺고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엘앤씨바이오(290650)에 2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어 2025년에는 필러 회사 아름메딕스에 42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 위치를 확보하고, 같은 해 세포치료제 회사 이뮤니스바이오와 업무협약(MOU)를 맺어 코스메슈티컬 개발 협력을 알렸다. 올 3월에는 에이치투메디의 각질제거 필러 제품 '라라닥터'의 국내 및 몽골 독점 유통 권한도 확보했다.
앞으로 이러한 사업의 총대를 멜 새로운 키맨(key man)은 지난 달 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한 박종현 미래전략부문장(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충남대 약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물리약학실에서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1989년 보령제약 입사를 시작으로, 한국먼디파마 부장, 이연제약 상무, 유영제약 전무 등을 역임했다. 영업·마케팅·기획조정 부문을 중심으로 연구소·공장 부문까지 두루 경험해 제약업계에서 약 40년의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동구바이오제약 합류 직전에는 이연제약 경영기획 부문장을 지냈다.
동구바이오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이 기존 조용준 대표, 박재홍 경영관리 부사장, 신중현 사업 CBO, 장준일 재무전략본부장 4인으로 구성됐던 것에서 박재홍 부사장이 퇴임하고 박종현 부사장이 신규합류했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박 부사장이 미용 분야 등 신사업 전략을 짜고 인수합병(M&A)이나 외부투자를 검토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래 2022년 신설한 미래전략실이 본부로 승격되었고 모든 신사업이 미래전략본부로 귀속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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