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증가세 맞지만…"고소득 국가는 둔화·감소 vs 저소득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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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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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른 양상의 수치를 보였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비만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일부 감소 조짐까지 보이지만,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마지드 에자티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3(현지시간)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1980~2024년 200개 국가·지역 2억3200만명의 체질량지수(BMI)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 19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 연구 네트워크 'NCD 위험 요인 협력연구단(NCD Risk Factor Collaboration)'이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전 세계 5~19세 7000만명과 20세 이상 1억6200만명 등 2억3200만명의 키·몸무게 데이터를 이용해 1980~2024년 국가별로 비만 유병률이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비만은 성인의 경우 BMI 30㎏/㎡ 이상, 어린이·청소년은 세계보건기구(WHO) 성장 기준 중앙값보다 BMI가 표준편차(SD) 2 이상 높은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특히, 단순 비만 유병률뿐 아니라 연간 비만 유병률 변화량인 '비만 증가 속도(velocity of obesity)'를 핵심 지표로 사용해 국가별 추세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국가에서 비만 유병률이 증가했지만, 증가 양상은 국가·연령·성별에 따라 크게 달랐다.

서유럽·북미·오스트랄라시아 등 고소득 국가에서는 20세기 말까지 비만이 빠르게 증가했으나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정체됐다. 특히 어린이·청소년에서 먼저 증가세 둔화를 보였고, 약 10년 뒤 성인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가장 먼저 비만 증가세가 둔화한 나라는 1990년께 덴마크였으며, 이후 아이슬란드·스위스·벨기에·독일 등 유럽 국가들로 확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대부분 고소득 국가에서 학령기 아동·청소년 비만 증가세가 안정화됐고 일부 국가에서는 감소 조짐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소득 국가에서도 비만이 정체된 수준은 국가마다 달랐다.

서유럽에서는 성인 비만 유병률이 11~23%, 어린이·청소년은 4~15% 수준에서 안정화됐지만, 미국 등 영어권 고소득 국가는 성인 25~43%, 어린이·청소년 7~23%까지 상승한 뒤 정체됐다.

반면,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는 비만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루마니아와 체코 등 중앙유럽 일부 국가와 브라질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성인 비만 유병률이 30~40%에 달했다.

또 동남아시아에서는 동티모르·베트남은 유병률이 2~3% 수준이지만 태국·브루나이는 20~40%에 이르는 등 같은 지역 안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는 단순히 경제 수준이나 도시화 정도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면서 "음식 가격과 접근성, 교육 수준, 문화와 사회 규범, 학교 급식·체육 프로그램 같은 제도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는 경제 성장과 식품 상업화, 교통·노동의 기계화로 영양 상태와 신장은 개선됐지만, 건강한 식품의 이용 가능성과 가격 부담 문제 등으로 비만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는 아직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장기 추세를 설명할 정도의 영향은 보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접근성과 가격 문제가 개선되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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