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 13억 명의 정신적 지주가 될 후임 교황 선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교황 선출은 애도 기간을 거쳐 이르면 2주 뒤 시작될 전망이다.
후임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는 바티칸시티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다. 이곳은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 곳으로 유명하다.
21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현재 추기경 252명 중 교황 선거권이 있는 80세 미만은 138명이다. 이들 선거인단 중 80% 이상은 선종한 교황이 재임 12년간 임명했다. 선거인단은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후임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성당에 머물며 비밀투표를 이어간다.
각 투표가 끝날 때마다 투표용지는 소각된다. 검은 연기는 아직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음을, 흰 연기는 새 교황이 뽑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선인 수락으로 후임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단 대표는 신자들이 내려다보이는 성베드로 대성당 메인 발코니에서 라틴어로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는 뜻의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을 선언한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개혁파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로 보수 진영에서 차기 교황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보수 진영 후보로는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높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을 비판하는 책을 출간한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 등이 꼽힌다. 헝가리 출신인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도 보수 성향 후보로 거론된다.
개혁적 성향 후보로는 현재 가톨릭교회 2인자인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필리핀 출신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등이 있다.
역사상 교황 266명 중 대다수는 유럽 출신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통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지역에서 후임 교황이 선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기경단 출신이 이전보다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