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시험과 과제 등 학업 전반에 파고들면서, 대학가에서도 AI 부정행위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브라운대 후생경제학과 로베르토 세라노 교수는 지난 8일 자신이 담당한 ‘ECON 1170’ 강의의 성적 편차 자료를 대학 학사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 대면 시험으로 바꾸자 성적 ‘급락’이 강의의 중간고사는 지난해 말 발생한 총격 사건 여파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해당 과목을 20년 동안 가르쳐 온 세라노 교수는 “평균 점수는 통상 65~80점 수준이었는데 이번 시험은 오히려 이전보다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대부분 학생이 고득점을 받아 평균 96점을 기록했다.
이상함을 느낀 세라노 교수는 조교들과 함께 시험 문제를 챗GPT에 입력해 봤다. 그 결과 AI가 생성한 답변이 학생들의 답안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답은 맞지만 풀이 과정이 상당히 어긋나 있고 장황하다”고 분석했다.결국 세라노 교수는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으로 전환했다.그러자 18명이 수강을 철회했고 9명은 기말고사 자체를 치르지 않았다.
시험에 응시한 59명 가운데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 점수가 40점 이상 떨어진 학생은 37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가운데 17명은 60점 이상 급락했다.
특히 중간고사에서 100점을 받았던 학생 두 명은 기말고사에서 각각 19점과 16.5점을 받았다.
● “AI로 100점보다 정직한 59점이 낫다”
그는 “부정행위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학생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반면 성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린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중간·기말 모두 95점대를 유지했고, 또 다른 학생은 55점에서 59점으로 점수를 끌어올렸다.
세라노 교수는 전자를 “우수한 학생”, 후자를 “존경스러운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AI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실력을 키운 학생이라는 의미였다.이 발언은 테크 업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글래스 AI 창업자 톰 헹케는 59점을 받은 학생을 두고 “당장 채용하라”고 글을 남겼고, 세라노 교수는 “나 역시 진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다, 그 학생을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 대학 “진실성 위반 최대한 엄중히 대응”
브라운대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조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학 대변인은 “부정행위자가 1명이든 여러 명이든 원칙은 같다”며 “모든 학사 부정행위 의혹을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노 교수는 앞으로 재택 시험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AI 사용이 가능한 과제형 평가 역시 성적 산정 방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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