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싸움이 더 무섭다"…감정싸움으로 치닫는 與 전당대회

1 week ago 10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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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친청(친정청래)계가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표결 불참 사실을 끄집어내며 공격에 나서자, 친석(친김민석)계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7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정조준했다. 그는 "꼭 대장동 때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의힘에서 누가 얘기하나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해선 "그 시점에 국회 안에 있었고, 표결 직후에 본회의장에 착석했고, 그 과정도 이미 여러 자리에서 이야기했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저런 식으로 정치하면 좀 어려워질 텐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출마선언문을 보고 나니 이렇게 남탓만 하고 비난하는 식의 출마선언이 개탄스럽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윤석열 계엄해제 국회 표결에는 불참했는데 왜 국회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나"라며 "감기약을 드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또 "'잠을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고 하던데 그러냐"고 비꼬았다.

정청래 전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한민수 민주당 의원도 "출마의 첫 자리에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유체이탈식 발언을 나열하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정치적 이해 득실을 앞세워 지난해 8월 2일부터 1년 간 당정청이 원팀, 원보이스로 쌓아 온 협력과 검찰, 언론, 사법 개혁의 성과 전체를 부정하고 폄훼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갈등에 불을 지핀 건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이었다. 그는 전날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리해 가야 한다"며 "절박한 긴장감과 매서운 엄격함으로 당 대표 교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전임 지도부 때리기'에 나섰다.

다만 이 같은 공세는 네거티브 자제를 선언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을 키웠다. 정 전 대표는 전날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단결의 언어, 동지의 언어만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측근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 후보를 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정 전 대표의 '네거티브 자제' 선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청계의 공세에 친석계도 응수에 나섰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 전 총리께서 당 대표가 되는 게 순리"라며 "이 최고위원도 김 전 총리의 총리직 재임 1년 동안의 잘못을 따져야지 집권 이전 사안인 계엄 문제를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법조인답지 않다"고 질타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질문, 누가 떠오르지 않느냐.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똑같은 논리로 김 전 총리의 그날 밤 행적을 캐물었다"며 "이런 말꼬투리 잡기식 문제 제기를 자당 최고위원이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개적으로 해명되고 확인된 사실을 당대표 출마 첫날 다시 꺼내 흠집내기로 몰아가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정쟁"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전임 지도부 평가와 비상계엄 표결 불참 논란이 맞물리면서 계파 간 신경전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원래 집안 싸움이 제일 무서운 법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의혹도 당내에서 비롯되지 않았나"라며 "차기 총선 공천권이 달린 전당대회인 만큼 당내 알력 다툼이 잦아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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