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4년 전 계약한 아파트에서 특별한 불편 없이 살고 있던 터라, 갑작스러운 매도 문의가 반갑다기보다는 어리둥절했습니다. A씨는 "집을 내놓을 생각도 없는데 먼저 연락이 오니, '아 요즘 진짜 '불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열기가 핵심 상급지를 넘어 중·하급지 전반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가격이 먼저 뛴 지역을 기준 삼아 인근 지역의 실거래가가 올라가는 이른바 '키 맞추기'가 서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그런데 상승 폭이 예상보다 가팔라 매수자와 매도자, 중개업소가 모두 혼란을 겪을 정도로 전해졌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줄을 서는데, 팔려는 사람은 '더 오를 것 같다'며 문을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매매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매수할 집을 알아보던 직장인 B씨는 "요즘은 집을 보고 매수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계좌부터 받는 게 관건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기다리던 단지에서 매물이 나오면 집을 보기 전이라도 계약금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B씨는 기다리던 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계약금을 보내겠다"고 했으나, 돌아온 답은 사실상 '거절'이었습니다. 매도인이 전화로 그 자리에서 호가를 3000만원이나 올려버린 겁니다. B씨는 "중개인도 나도 너무 당황해서 할 말을 잃었다"고 토로했습니다.
현장 중개업소도 속앓이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 소장은 "어제 하루에만 세 팀이 계약하겠다고 해 매도인에게 (계약금을 보낼) 계좌를 요구했는데, 단 하나의 계좌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매도인이 집을 팔겠다고 결심했다가도, 인근 단지들이 실시간으로 거래된 가격을 보고는 '더 생각해보겠다'고 마음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은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지난해 나온 10·15 대책 이후 주간 단위 최대 상승 폭입니다.
주목할 것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상승을 이끈 지역은 강남 3구나 마포·용산·성동 등 기존 상급지가 아니라 동작과 광진 등 기타 한강 벨트와 노원·관악 등 서울 외곽지역이었습니다. 상승률은 관악구 0.44%, 중구 0.35%, 서대문구 0.31% 등입니다. 경기도에서도 경기도 안양(0.41%)이 과천(0.30%) 상승률을 앞질렀습니다.
매물 감소 역시 중·하급지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아파트 정보 제공 앱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한 달 전과 비교해 서울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성북구(-14.7%), 종로구(-12.4%), 노원구(-11.8%) 순이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마용성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성북구에 있는 길음뉴타운을 두고 '마용성 다음 차례'라는 의미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실제 거래 가격은 마용성과 격차가 크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심리는 같은 선상에 올라와 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급격한 키 맞추기 현상을 '과열'로 읽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지속할 경우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멈춰 세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새롭게 도입된 서울 외곽이 정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월세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결국 실거주로 전환하는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규제 정책이 계속 나온다면, 더 강한 규제가 나오기 전에 집을 사자는 심리, 매물이 더 잠기기 전에 사자는 심리가 계속해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도 "올해 아파트 시장에선 중위권 혹은 하위권 지역에서 핵심 단지들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노도강·금관구·중'(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중랑구) 지역 아파트들의 키 맞추기 현상이 올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소장은 "입지가 좋은 곳은 구축까지도, 입지가 약간 떨어지는 곳은 신축이나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가격이 맞을 경우 상반기 안으로 매입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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