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전·현직 국회의원 간의 공개 저격과 후보 간 고발전으로 얼룩지며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23일과 24일 양일간 치러지는 김한정 후보와 최현덕 후보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지역 내 계파 갈등과 과거 총선 공천 과정에서 쌓인 구원(舊怨)까지 터져나오면서 본선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경선의 가장 큰 뇌관은 남양주 지역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등판이다. 국회의원의 당내 경선 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당의 기조에도 불구하고 특정 후보를 겨냥한 노골적인 지지와 비판이 SNS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특히 남양주 지역 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 두 진영으로 쪼개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민희 의원(남양주갑)은 김 후보를, 김용민(남양주병)·김병주(남양주을) 의원은 최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 전선이 형성됐다.
이러한 대리전 양상은 의원들 간의 직접적인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당 소속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는 김용민 의원과 최민희 의원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촌극이 벌어졌고, 이것이 23일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됐다. 김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페이스북에서 실명으로 공개 비판한 최 의원을 향해 "개입이라고 규정하고 비판했다. 사과해 주시기 바란다"고 항의하자, 최 의원이 "2020년 김 변호사(김용민 의원)가 남양주에 온 뒤 험한 일로 뒤통수를 많이 맞았다"며 과거의 앙금까지 거론하며 맞받아치는 등 현역 의원 간의 신경전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여기에 전직 의원까지 가세하며 판을 키웠다. 남양주갑 의원을 지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 후보를 컷오프(공천 배제) 했어야 했다. 최 의원의 무리한 구명 행보가 없었다면 진작 컷오프되었을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현직 남양주갑 지역구 최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최 의원은 "최 전 수석으로부터 김 후보 컷오프에 동의하라는 압박을 받았으나 인위적 컷오프는 소신에 어긋나 단호히 거부했다"며 "특정 후보 고립 프로젝트가 실제 진행됐으며 다른 후보들을 친명 대 반명 구도로 묶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시장 후보 경쟁이 아닌 지난 22대 총선의 '2라운드' 성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남양주을 지역구 현역 의원이었던 김한정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김병주 의원에게 패배해 공천장을 내준 뼈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쌓였던 감정에 남양주 지역 내 주도권 다툼까지 이번 시장 경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김한정 후보는 자신을 향한 네거티브의 배후로 최현덕 후보와 함께 김병주 의원을 직접 지목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 전 수석과 최 의원의 23대 총선 주도권 싸움까지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전·현직 의원들의 정치적 셈법이 남양주시장 경선을 진흙탕 대리전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결선을 치르는 두 후보 간의 직접적인 마찰도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김 후보 측은 지난 22일 최 후보가 6평 규모 원룸에 주소를 두고 있다며 '위장 전입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최 후보는 "남양주에서 7~8년째 혼자 거주 중이며, 아내는 파주 직장 문제로 고양에, 두 딸은 출가한 상태"라며 정상적인 1인 가구의 삶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여당 내 경선이 정책과 비전 대결 대신 폭로와 고발, 계파 갈등으로 치달으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경선이 끝나더라도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본선에 오르기도 전에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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