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3억2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9000만 달러)보다 16.3% 감소했다. 대미 철강 수출 감소는 수출 단가의 급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t당 1295달러로, 전년(1429달러)보다 9.4% 하락했다.
국내 철강 업계가 수출 부진을 막기 위해 수출 단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철강 품목별 관세 부과 전후로 비교할 경우 수출량은 비슷하나 수출 단가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미 철강 수출량은 관세 부과 직전인 2월 24만2000t, 부과 직후인 3월 25만t에서 지난달 25만2000t 수준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수출 단가는 1∼4월 t당 1500달러 안팎에서 5월 1295달러로 14.6% 떨어졌다.
이달 4일부터 미국이 한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면서 하반기(7~12월) 대미 수출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23일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의 생활가전에도 철강 파생 제품과 동일하게 25% 관세가 부과돼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의 미 US스틸 인수 역시 한국산 철강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다만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이자 미국의 관세 영향 밖에 있는 반도체는 여전히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6월 1∼20일 수출액’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의 수출은 387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다. 올해 기준 최대 수출액이다. 이 기간 무역 수지는 26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이 기간 수출액이 88억58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했다. 미국산 관세로 최근 수출 실적이 부진했던 자동차는 36억59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2%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부품도 12억2200만 달러를 보이며 5.2%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반도체 단가 상승, 유럽 차 수출 증가 등 영향으로 수출이 늘어났다”며 “월간 기준으로도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해상 무역이 제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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