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으로 증시 부양"...투자전략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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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상법·세법개정을 통한 증시 부양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등 지배구조(G)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는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와 투자자 권익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ESG] - 투자 트렌드

"상법개정으로 증시 부양"...투자전략 셈법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은 증시 부양이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상법개정 등을 언급하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자”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 발맞춰 상법과 세법을 동시 개정해 증시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상법개정을 앞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은 유불리를 따지기 시작했다.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배구조(G)에 방점을 찍은 상법개정은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현재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추가, 감사위원 선임 시 ‘3%룰’ 적용 등을 골자로 한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감시 강화와 주주 권한 확대가 목표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생 법안으로 상법개정안을 가장 먼저 처리하려 한다”며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는 새 정부 핵심 어젠다로도 꼽힌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은 최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 골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고질적 저평가 구조에 갇힌 국내 증시 돌파구로 ‘상법개정’이 부상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등 지배구조 투명성이 제고될 여지가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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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 4대 투자전략

신한투자증권은 상법개정과 관련해 4대 투자전략으로 ▲자사주 ▲자산주 ▲우선주 ▲배당과소추정 관련주를 꼽았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개정 기대감이 고조되며 자사주 매입·소각 관련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중에서도 자사주 보유 지분율이 높은 기업군은 수급과 제도 이슈가 맞물리며 강한 주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법개정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단순한 저평가 종목의 턴어라운드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주 활용 정책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기업에 추가적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향후에도 자사주 정책 관련 공시가 강화되고 소각·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해당 전략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만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배당과소추정 관련주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잉여 현금흐름 등의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 배당 여력이 높지만 섹터 평균 대비 배당 성향이 낮은 종목을 선별하는 투자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어서다. “배당과소추정주의 경우 정책 변화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평가 자산으로 향후 공시의무 확대, 배당 성향 가이드라인 도입 등이 현실화될 경우 강한 리레이팅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법개정과 관련해 기업들의 자산 활용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상장사 공시에 대한 투명성 제고 압박이 커질 경우 현재 숨어 있는 유휴 부동산의 가치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일부 기업이 부동산 매각 또는 리츠화 등의 자산 활용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자산 재평가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내재가치를 기반으로 한 장기 리레이팅 전략으로서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주 대비 배당 우선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도 눈여겨봐야 할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상법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 및 배당 확대가 이뤄질 경우 주주환원 수혜를 입는 우선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 밖에도 자사주 소각이 제도화될 경우 경영권 위협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경영권 분쟁 및 공개 매수 발생 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법이나 자사주 매입 공시 효과와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를 활용해 초과수익을 창출하는 전략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이다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개정은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 기업과의 내부거래, 주주환원과 무관한 자사주의 취득 및 처분, 우량한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결정 제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자사주 소각 가능성 점검 시 기업의 재무 상태 및 지배주주의 지분율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량 자회사를 비상장 상태로 두는 것보다 중복 상장을 해소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으로 모회사의 가치 재평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상법개정으로 증시 부양"...투자전략 셈법은

주주가치 ETF에 투자해볼까

이재명 정부가 상법개정을 비롯해 배당 확대까지 선언하면서 ‘주주가치’ 테마 상품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펀드가 담은 지주사 등의 주가가 급등하며 펀드 수익률도 치솟은 상태다. 실제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ETF의 경우 올해 주가가 33.04%(6월 20일 기준) 뛰었다.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 ETF도 같은 기간 27.44% 급등했다. 주주가치를 테마로 한 ETF 대부분 올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관련 ETF는 지배구조 개선, 배당 확대 등 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선별해 편입한 것이 특징이다.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는 현대엘리베이터, ㈜두산, KB금융, NH투자증권, 태광산업, ㈜SK 등을 담고 있다.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는 DN오토모티브, 오리온, 한국금융지주,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된다. 트러스톤운용은 전담 리서치 조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왔다.

이성원 트러스톤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는 “PBR이 낮은 걸 넘어 정책 수혜 가능성, 기업 경쟁우위, 경영진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발굴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재원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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