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포인트>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7월 금리인상 시사
▶ 물가·성장·금융안정 모두 금리 인상 예고
▶ ASML·TSMC 실적으로 반도체 업황 확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총재 본인이 7월 9일 국회에서 사실상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신 총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와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짐은 이미 있었습니다. 신 총재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5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지만,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당장 2.75%로 올려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총재 취임 후 첫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건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금통위원 7명이 낸 6개월 후 금리 전망 점도표에서도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인상 쪽을 가리켰습니다.
오늘은 이 인상이 왜 유력한지, 폭은 얼마나 될지, 신 총재가 흔들리는 증시를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7월 16일 금통위를 앞뒤로 이번 주 일정이 어떤 의미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물가와 성장 모두가 금리 인상을 가리킨다
먼저 물가입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5월보다 소폭 높아졌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계속 오르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커졌습니다. 신 총재는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며 오름세가 크게 가팔라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중동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누적된 비용 상승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장은 반대로 좋은 소식이지만 이것도 금리를 밀어 올립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크게 높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잘 나간 덕분입니다. 신 총재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한국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여력을 얻었습니다.
인상 자체가 유력해진 지금, 남은 문제는 폭입니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상(2.50%→2.75%), 이른바 베이비스텝을 유력하게 봅니다. 국회에서 한 의원이 빅스텝, 즉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묻자 신 총재는 “일반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총재는 인상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도 빅스텝 얘기가 나오자 곧바로 진화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빅스텝을 검토하고 있었다면 신 총재가 이렇게 딱 잘라 부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요.
한국이 이번에 0.25%포인트를 올려도 한미 금리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6월 17일 취임 후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는데, 점도표는 오히려 매파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위원 18명 중 9명이 올해 최소 한 번 인상을 예상했고,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도 3.8%로 높아졌습니다. 지금 한미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입니다. 한국이 2.75%로 올려도 이 격차는 1%포인트로 줄어드는 데 그치고, 미국이 실제로 한 번 더 올리면 격차는 다시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한은 입장에서 그렇게 한가한 상황이 아닌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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