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쓰다듬고 다른 동물 돌보는 원숭이…영장류에 숨겨진 ‘집사 본능’?

1 week ago 27

암컷 긴팔원숭이가 작은 쥐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쥐는 편안하게 손길에 몸을 맡긴다. 사람이 집에서 키우는 햄스터를 쓰다듬는 모습과 닮았다.이처럼 다른 종의 동물과 놀고 털을 골라주며 때로는 돌보기까지 하는 행동이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반려동물과 관계를 맺게 된 행동적 토대가 영장류의 진화 과정에도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시릴 그루터 박사는 옥스퍼드대에서 영장류학과 생물인류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학생 시절 중국 상하이 동물원에서 긴팔원숭이가 쥐를 돌보는 장면을 본 것을 계기로 서로 다른 종 간의 상호작용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연구진은 논문과 사진·영상, 영장류 연구자 설문 등을 통해 영장류가 다른 종과 교류한 사례 427건을 모아 분석했다. 이 가운데 303건은 기존 학술문헌, 58건은 사진·영상 등 미디어 자료, 66건은 연구자 설문에서 수집됐다.● 어린 개체는 놀고, 성체 암컷은 털 골라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 결과 영장류가 다른 종에게 보인 가장 대표적인 행동은 ‘놀이’ 139건과 ‘털 고르기’ 136건이었다. 두 행동만 합쳐 전체 사례의 약 64%를 차지했다.연령과 성별에 따라서도 행동 양상이 달랐다. 어린 영장류는 다른 동물과 노는 행동이 두드러졌고, 성체 암컷은 털을 골라주는 등 친화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성체 수컷은 성체 암컷보다 다른 종에게 친화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유의하게 낮았다.이런 행동은 사람의 손에 키워진 영장류에만 나타난 것도 아니었다. 연구진이 모은 사례 상당수는 야생에서 관찰됐다. 원숭이들은 다른 영장류뿐 아니라 개, 사슴 등 여러 동물과 놀거나 털을 골라주는 행동을 보였다.흥미로운 점은 영장류가 먼저 다가간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상호작용을 시작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사례 가운데 66%는 영장류가 먼저 접근했다. 다른 동물이 먼저 시작한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영장류의 높은 사회적 동기와 인지적 유연성, 탐색이나 돌봄 성향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새끼라 귀여워서?” 예상과 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영장류가 다른 종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이유는 무엇일까.연구진은 새끼 특유의 귀여운 외모가 돌봄 행동을 유발해 영장류가 어린 동물을 더 선호할 가능성도 예상했다. 그러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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