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서울 자치구 최초 다문화가족 전용 커뮤니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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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7 10:05 수정2025.04.17 10:05

다산동 모임. 사진=중구청

다산동 모임. 사진=중구청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다문화가족 간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정서적·사회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多)이음)’ 커뮤니티를 자치구 최초로 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동네 별로 생활 밀착형 커뮤니티를 꾸려, 정보공유와 정기 프로그램을 통해 정착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다이음’은 ‘다문화가족을 이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다문화가족 비율이 높은 5개 동(황학동, 신당동, 약수동, 다산동, 신당5동)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각 동별 15명 이내로 소규모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월 1~2회씩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간다.

참여자들은 생활정보와 자녀 양육 고민을 나누고, 동 주민센터나 가족센터에서 진행하는 문화강좌와 원데이 클래스 등에 함께 참여한다. 지역 사회 내에서의 정서적 소속감을 높이고, 낯선 타국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 차이 이해하고 공감…이웃 같은 정서적 연대감”

다산동에서는 최근 일본,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5가족, 10여 명이 참여해 원데이 클래스 형식의 화분 가꾸기 활동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호접란과 산호수를 직접 심으며 소소한 정원을 만드는 시간을 함께했다.

15개월 자녀와 함께 참여한 사이 씨는 “한국에 온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이웃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며 “다이음 커뮤니티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인 박모씨는 “필리핀 출신 아내를 둔 가족으로서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중구는 지난 16일, 중구가족센터와 협력해 5개 동의 다이음 구성원을 모두 초청하는 공동 간담회도 개최했다. 참여자들은 이 자리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의 교육문제와 문화적 이질감, 부모로서의 고민 등을 자유롭게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구는 앞으로도 ‘홀수 달’에는 동별 모임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짝수 달’에는 가족센터와 연계한 학부모 교육·취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족 2.7%…“지역사회 뿌리내리게”

지난 1월 통계청에 따르면 중구 전체 인구 12만7576명 중 다문화가족원 수는 3455명으로, 인구 대비 2.71%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문화 구성원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 내 실질적 네트워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다문화가족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이라며 “중구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행정적·정서적으로 든든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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