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라도 보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30)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으며, 2013-14시즌 신인왕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급으로 활약한 고예림은 IBK기업은행을 거쳐, 2019-20시즌부터 현대건설에서 뛰고 있다. 2022-23시즌까지 황민경과 함께 주전으로 뛴 고예림이지만 지금의 처지는 다르다. 웜업존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2023-24시즌 15경기(40세트) 출전에 그쳤다. 데뷔 후 20경기도 뛰지 못한 건 2023-24시즌이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무릎 부상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출발이 늦었다. 그렇지만 시즌 후반에 돌아와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 역시 고예림의 역할은 백업. 정지윤과 태국 출신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가 주전이다. 11경기 14점에 그치고 있다.
3일 GS칼텍스전은 고예림에게 의미 있는 경기였다. 경기 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초반 경기가 잘 풀린다면 고예림에게 일정 출전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GS칼텍스가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가 모두 빠지면서 현대건설이 경기를 손쉽게 풀어갔고 고예림은 1세트 중반부터 정지윤을 대신해 들어와 2-3세트는 선발로 코트를 누볐다.
6점 공격 성공률 25% 리시브 효율 47.62%를 기록했다. 5점 이상 기록한 건 2024년 1월 3일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처음이며, 2세트 이상 선발 출전한 경우도 2024년 3월 6일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처음이었다.
경기 후 만난 고예림은 “오랜만에 경기를 오래 뛰었다. 연승을 하는데 힘을 더해 기분이 좋다”라며 “몸 상태는 수술하기 전보다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어 어색함이 있었다. 아직 여유를 부릴 감각은 아니다”라고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신인왕에 국가대표까지 경험했던 고예림이기에 웜업존 생활이 낯설기도 할 터.
“코트 밖에서 보는 건 다르다. 한 번씩 들어가서 하는 게 쉽지 않더라”라고 입을 연 고예림은 “몸이 식지 않게 계속 준비를 해야 한다. 계속 있다 보니 적응하고, 나름 준비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내가 놓쳤던 부분이다,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을 꾸리고 있는 정지윤과 위파위에 대해서는 “후배라도 보고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라며 “지윤이나 위파위가 어려울 때 들어가 힘이 되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