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과세인데, 코인만 과세하는 건 불공평"[코인과세 좌담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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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이정훈 디지털자산센터장, 정리=정윤영 기자] 우리 과세당국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를 둘러싼 형평성과 실효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설령 내년부터 과세한다해도 한 해 투자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순이익을 냈을 때에만 세금을 내도록 하는 손익통산과 일정기간 투자손실(결손금)이 있을 때 이를 현재 이익과 상계해 공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결손금 이월공제를 포함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17일 이데일리가 개최한 정책 좌담회에서 (왼쪽부터) 안성희 가톨릭대 교수, 황석진 동국대 교수, 오문성 경희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이데일리는 지난 17일 서울시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의 최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을 맡고 있는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회장인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함께 했다.

이들 모두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했지만, ‘손실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과세당국이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과세에 부합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다. 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면서 국내 주식에는 소득세를 물지 않으면서 코인에만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방법론에선 차이가 있지만 “주식과 가상자산 모두를 아우르는 금투세 도입을 통해 이런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해외 주식과 동일한 연 250만원인 면세한도를 높여 대다수의 코인 투자자들이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황 교수는 구체적으로 “면세한도를 2000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게 적절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대원칙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 같습니다만 실제 과세를 앞두고 실효성이나 형평성 관련 쟁점들은 여럿 있는 것 같다.

△오문성=‘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기본 원칙은 당연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그렇다면 손실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거론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미국만 봐도 가상자산에 과세하지만, 손실이 있을 때 이월공제하는 것에 관대하다. 그러나 우리는 과세 자체에 대한 문제보단, 과세하겠다면서 손실 이월은 안 해준다는 게 문제다. 이것만 봐도 지금 정부가 얘기하는 가상자산 과세라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건 금방 알 수 있다.

-일단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를 하지 않게 됐다. 주식은 비과세인데 코인만 과세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문성=현재 국내 주식은 대주주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과세한다. 대부분 주주들은 과세하지 않는다. 과세 연기나 유예도 아니고, 과세 법안 자체를 아예 폐기했다. 그런데도 내년부터 코인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과세하겠다고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가상자산은 주식의 대체가능자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주식 과세는 하지 않기로 한 상태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하겠다니 맥락이 안 맞는 것이다.

△황석진=금투세를 폐지하고선 왜 가상자산에만 과세하느냐는 이의제기는 투자자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다.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둘 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 명백하니 모두 과세하는 것이 맞다. 다만 금투세가 없어졌기 때문에 가상자산에 붙는 소득세까지도 없어져야 한다는 논리는 다소 빈약할 수 있다. 그나마 주식은 거래세를 내고 있다. 거래세는 이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거래할 때마다 내는 것이라, 주식도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전통적인 투자자산인 주식에 대해 소득세를 물리지 않으면서 가상자산만 과세하는 구조는 부담이 좀 클 수 있다. 그러니 당장 가상자산에 대해 과세할 것인가, 말 것인가만 따지기보다는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과세를 아우르는 원칙부터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전체적인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큰 설계를 다시 해야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처럼 계속 형평성을 놓고 사회적인 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본다.

△안성희=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이나 코인이나 상호 대체상품인 건 맞다. 그런데 한 쪽은 과세되고, 다른 한 쪽은 비과세다 보니 불만이 있을 것도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과세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주식이 아닌 코인만 과세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말하기보단, 소득이 있는데도 주식에 과세하지 않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자산들의 양도에 대해선 다 과세하고 있는데, 유독 주식, 상장주식에만 과세를 안 하고 있다는 건 문제다. 주식에 대한 금투세 폐지는 사실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정부가 선택한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정책 목표가 달성됐다고 본다면 주식에 대한 금투세도 부활할 거라 생각한다. 지금 거래세를 내고 있지만, 소득과 상관없이 똑같은 세율을 부과를 하기 때문에 역진성이 있다. 하나의 가능성이 있다면, 주식처럼 정부가 디지털자산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정책적 결단으로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는 것 정도일텐데, 이론상으로는 폐지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정부의 어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영역이다라고 얘기하셨는데 사실은 이게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던 거 아닌가.

△안성희=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정치적인 고려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순 없지 않겠나.

△오문성=소득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그런데 손실이 나면 빼주는데 대해 과세당국이 굉장히 인색하다. 나중에 손실 나면 5년 간 빼주겠다고 했지만, 이는 결국 5년 지나면 안 빼준다는 소리다. 이런 발상 자체가에문제가 있다. 그동안 우리가 왜 주식에 대해 거래세 구조로 갔느냐를 생각해 보면, 일정 부분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이 있었겠지만 실제로는 양도차익 과세를 통해서 세수가 증가한다는 확신이 없어 수익이 나든 안 나든 항상 걷을 수 있는 거래세로 세수를 유지하려고 했을 것이다. 결국 지금 가상자산에 대해 꼭 과세하고 싶다면, 주식에 대한 과세부터 먼저 들여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불성설이 되고 만다.

-이미 코인 거래소에 부가가치세를 물고 있는데 양도세까지 내면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다.

△오문성=우리나라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가 생길 때 법적 기반도 없이 만들어졌다. 거래소 스스로 브로커리지라는 걸 한 거니 부가세를 면제해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이 부가세와 (내년부터 매길) 소득세를 이중과세라고 할 순 없다. 부가세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매기는 것이고, 소득세는 투자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다만 나중에 가상자산 자체가 지금의 상품이 아닌 증권으로 분류되는 상황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결국 금융자산으로 분류가 바뀔 것으로 본다.

△황석진=이중과세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기술적으로 보면 ‘동일한 소득에 대해서 같은 납세자가 동일하게 세금을 두 번 이상 부담’하는 걸 이중과세라고 하는데, 코인은 현재 그런 구조는 아니다.

△안성희=지금 가상자산 투자자가 코인을 거래하면서 수수료 명목으로 부가세를 내고 있어서 이중과세라고들 하는데, 이건 사실과 다른 것 같다. 지금 코인 거래소들이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는 거래소들의 중개서비스라는 용역 제공에 대한 부가가치세인 것이다 이건 가상자산 매매에 따른 부가가치세와는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부동산 매매할 때 부동산 양도세를 내지만, 중개사무소에 중개 수수료를 따로 내는 것과 사실상 똑같은 개념이다. 주식도 중개 수수료를 받긴 하지만, 부가세법상 금융기관은 부가세 면제대상이라 거래세에 부가세는 붙지 않는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기관이 아니어서 면제가 되지 않을뿐이다. 따라서 이는 이중과세라고 보기 어렵지만, 굳이 이중과세한다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포함한다면 코인도 거래에 따른 부가세를 면제 받을 순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인데, 최근 법을 개정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분류하고 코인 거래소를 금융상품업자로 등록하게 했다. 이에 가상자산 과세도 원래 종합소득세로 최고 55%까지 과세했는데, 이를 분리과세로 바꿔 20%까지 낮추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도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면 지금 부과하고 있는 부가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법을 바꾸지 않는 한 부가세 면제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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