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월드컵 2차예선 첫 태극마크
동아시안컵 엔트리 늘어 추가 합류
오세훈-이호재-모재현과 경쟁
홍명보 “선수들 테스트 전쟁 돌입”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35·대전)는 3월 2026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차전을 앞두고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뒤 이렇게 말했다. 생애 첫 월드컵 본선 출전을 꿈꾸던 그는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 우선 3차 예선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득점왕에 두 차례(2021, 2023년) 올랐던 주민규는 지난해 3월 황선홍 임시 감독(57·현 대전 감독) 체제로 치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개인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34세이던 그는 역대 가장 많은 나이에 성인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가 됐다. 그는 지난해 7월 홍명보 감독(56)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꾸준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팬들은 주민규에게 ‘늦게 핀 꽃’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하지만 주민규의 3차 예선 성적은 아쉬웠다. 선발 세 경기를 포함해 5경기에 출전한 그는 1골에 그쳤다. 결국 주민규는 지난달 열린 3차 예선 9, 10차전에서 ‘홍명보호’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대표팀 동료들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기쁨을 나누지 못했다.홍 감독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도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유럽파들이 합류하지 못한다. 홍 감독은 한국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그런데도 올 시즌 K리그1 득점 2위(3일 현재 10골)인 주민규의 자리는 없었다.
이대로 대표팀과 영영 멀어지는 듯했던 주민규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26일 대회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되면서 추가 발탁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대전 관계자는 “주민규는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던 시기에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시 대표팀 승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뛰었다”고 전했다. 주민규가 눈도장을 다시 받기 위해선 후배 공격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오세훈(26·마치다)은 이미 대표팀의 주전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고, 이호재(25·포항)와 모재현(29·강원)은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홍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그동안 점검 기회가 없었거나, 한동안 대표팀에 뽑지 않았던 여러 선수의 기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경기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실시한 홍 감독은 “테스트라는 명목하에 (선수들은) 전쟁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올해 동아시안컵 남자부 경기는 7일부터 15일까지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 일본, 중국, 홍콩이 풀리그를 펼쳐 승점이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한다. 역대 최다(5회) 우승국인 한국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직전 대회(2022년) 땐 일본이 우승했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 중국과 대회 1차전을 치른다. 한일전은 15일 오후 7시 24분에 킥오프한다.성남=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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