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재걸 주루코치(오른쪽)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최재훈이 3루에 도착하자 다가가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스윕 승리에도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한화 이글스는 10~12일에 걸쳐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에서 모두 이기며 스윕승을 챙겼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40승 고지를 밟으며 1위 LG 트윈스 뒤를 계속 바짝 추격했다.
한화는 12일 경기에서 두산을 상대로 3-2 한점 차 신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엄상백의 5이닝 9탈삼진 2실점 호투, 4번타자 노시환의 부활포 등 여러 긍정적인 포인트가 많았지만,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부분에서 사소한 실수도 많은 경기였다.
한화 노시환이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1회말 두산 선발투수 잭 로그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선발투수의 호투와 타선 폭발이란 ‘선’ 굵은 야구를 할 수 있다면, 팀의 승리 방정식은 쉽게 완성된다. 하지만 득점 지원이 원활하지 않다면, 작전 야구를 펼쳐 소위 ‘짜내기’ 승부를 펼쳐야 한다. 한화는 12일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잭 로그의 호투에 막혀 경기 중반까지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이 상황에서 기록엔 남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가 여럿 나왔다.
양 팀이 2-2로 맞선 5회말, 한화는 이닝 선두타자 최재훈의 우전 안타로 공격 물꼬를 텄다. 곧바로 번트 사인이 나왔고, 후속타자 이도윤은 3구 승부 끝에 번트를 파울 라인 안쪽으로 넣는 데 성공했다.
한화 이도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묘한 장면이 벌어졌다. 원 바운드된 타구가 높이 떴다 1루 파울선상 가까이 떨어졌고, 이도윤은 이 타구를 한동안 지켜보다 1루로 뒤늦게 뛰었다. 결과는 아웃. 다소 애매한 타구였으나 타자주자가 공을 지켜보기보다 전력질주를 먼저 선택했다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희생번트로 기록됐지만, 한화는 결국 이후 적시타를 만들지 못하며 5회말 찬스를 날렸다. 그런데 이후 7회말 번트 작전에서도 비슷한 플레이가 나왔다. 이진영의 2루타로 무사 2루 찬스를 얻은 한화는 후속타자 김태연이 번트를 시도해 타구를 투수 앞쪽으로 보냈다.
두산 1루수 김민석은 빠른 타구 처리를 위해 투수 앞쪽으로 급하게 움직이다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타자주자 김태연이 번트 타구를 바라보며 스타트를 뒤늦게 했고, 결국 김민석은 공을 다시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한화 김태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는 이후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들어진 2사 1·3루 찬스에서 이원석의 1타점 적시 중전안타로 힘겹게 한점을 뽑았다. 계속되는 2사 1·3루 찬스. 그런데 또다시 안일한 플레이로 아웃카운트 한개가 올라갔다.
발이 빠른 1루주자 이원석은 이후 2루 도루를 감행해 여유 있게 2루 베이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두산 포수 양의지는 공을 2루로 던지지 않고 의도적으로 투수 쪽으로 낮게 던졌다. 두산의 바뀐 투수 박치국은 공을 받아 재빨리 3루로 뿌려 대주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잡아냈다. 한화 입장에선 2사 1·3루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화 에스테반 플로리얼(가운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3루 상황에서 투수의 2루 송구 커트는 3루 주자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플레이 중 하나다. 그러나 대주자로 투입된 플로리얼이 이를 간과하면서 아웃카운트가 3루에서 나왔다. 김재걸 한화 주루코치는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헬멧을 바닥에 던지기까지 했다. 추가 득점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볼 수 있는 한장면이었다.
한화는 이후에도 추가 점수를 만들지 못했지만, 3-2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 3연승을 내달렸다. 그러나 과정을 다시 되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경기였다.
한화는 올 시즌 순항을 거듭하며 LG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두 팀은 13일부터 주말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긴장도가 높은 빅 매치는 대개 작은 ‘디테일’에서 승부가 갈리곤 한다. 한화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면, 12일 경기에서 작성한 ‘오답 노트’를 조금은 더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화 에스테반 플로리얼(오른쪽).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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