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채 상병 사건을 수사할 조은석, 민중기, 이명현 특별검사(특검)가 동시 출범한 가운데 수사 공간 마련과 수사팀 구성 준비에 들어갔다. 휴일에도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다음주 중 특검 사무실과 특별검사보(특검보) 등 수사팀 지휘부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역대급 수사 인력에 공간 마련 분주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 수사 지휘를 맡게 된 조은석 특검은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진행됐던 서울고검 등 검찰청사와 서울 지역 경찰청사, 정부과천청사 등에 수사팀 사무실로 사용 가능한 공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조 특검은 14일 “내란 특검은 군사에 관한 사항이 주된 것이어서 상업용 건물에서 직무 수행시 군사기밀 누설 등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경찰과 검찰의 시설을 답사했고, 정부과천청사에 공간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내란 특검의 수사 인력이 역대 최대인 267명에 달하는 데다 민감한 보안사항을 다루는 만큼, 대규모 인원 수용과 보안 문제 해결 양 측면이 모두 용이한 정부 시설에 특검 사무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조 특검은 이를 위해 14일 신청사 건축을 위해 현재 유휴상태인 서울 서대문경찰서 옛 청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을 맡은 민중기, 이명현 특검도 공간 확보에 분주하다. 민중기 특검은 15일 사무실 물색을 위해 외부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에 각종 영장을 청구하기 용이한 서울 강남권 일대가 우선순위로 꼽히지만, 김건희 특검 역시 운용 인력이 많은 만큼 수도권까지 후보군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명현 특검도 수사 공간 마련을 위해 경기 성남, 과천 등 인근 지역도 후보지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보 최대 14명, 인선도 준비
각 특검은 2인자 역할을 맡을 특검보 인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란 특검의 경우 특검보를 6명, 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경우 특검보를 각각 4명까지 둘 수 있다.우선 이명현 특검은 13일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를 만나 약 3시간 동안 특검 구성과 그동안 사건 진행 등과 관련해 의견을 청취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박 대령의 항명 등 혐의 사건 변호를 맡고 있어 관련 수사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변호사는 “수사 공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특검보 합류는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특검이 최종적으로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특검보에 합류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이 특검은 다음주 중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만나 공수처 수사4부 인원 등을 파견할 것으로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 특검은 채 상병 사건이 기본적으로 군과 국방부에서 처음 의혹이 불거졌고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실의 외압 의혹까지 수사해야 하는 만큼 군 검찰은 물론 사건을 수사했던 공수처 수사팀과 검사까지 다양한 인력 구성을 시도할 방침이다.
민중기 특검의 경우 문홍주 전 부장판사 등이 특검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부장판사는 민 특검이 법관 재직 시 가깝께 지낸 후배 법관 출신 변호사다. 두 사람은 13일 만나 특검상황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고 한다. 민 특검은 “인선이 정해지는 대로 기자단에 진행 상황을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특검의 경우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보 후보 추천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변협은 7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갖고 있는 변호사 중에서 법에 따른 결격사유(당적 보유 등)를 가진 이들을 제외하고 후보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협은 17일까지 내란 특검에 특검보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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