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적 가능성에도 복학 않는 의대생들…"학생 '볼모'로 잡는다" 내부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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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와 고려대가 미등록 휴학 신청자의 최종 등록 기한을 21일로 못박았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의료개혁 후퇴’라는 비판에도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아 대규모 제적·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적 가능성에도 복학 않는 의대생들…"학생 '볼모'로 잡는다" 내부 비판도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는 미등록 휴학 신청자의 최종 등록 기한을 21일로 정하고 기한 내 등록하지 않으면 학칙에 따른 미등록 제적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등록 기한을 27일로 정한 서울대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의대생의 복귀 여부가 다른 의대생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의대 정원 문제뿐만 아니라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무효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필수의료 패키지에는 필수의료 수가 인상과 소송 부담 완화 등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대책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도수치료 등 비(非)중증·응급 치료의 실손보험 적용을 제한하고, 피부 시술을 의사 외 다른 직역에도 개방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내용이 의사의 미래 수익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의료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의대생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의사 면허도 없는 의대생들이 의사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강희경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세상에 어느 전문가그룹이 자신의 젊은 동료이자 후배인 학생을 볼모로 기성세대가 바라는 것을 이루려고 하느냐”며 “학생의 희생을 부추기는 선배 의사들, 참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복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하지만 기수별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의대 교육 특성상 개별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의대에서는 미복귀 학생이 수업에 참여한 일부 학생을 겨냥해 “복귀자를 더 이상 우리 동료로 간주할 수 없으며, 학업과 관련한 학문적 활동에 함께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는 공동 입장문을 내 논란이 됐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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