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첫 번째 목표는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제일 먼저 보직에서 내려오지 말자는 것이었다. 팀 승리 위해 최고의 결과만 냈으면 좋겠다.”
류진욱(NC 다이노스)도 결국엔 사람이었다. 클로저라는 새 보직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 털어놨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를 떨쳐냈고, 연이은 호투로 NC의 뒷문을 견고하게 잠그고 있다.
개성중, 부산고 출신 류진욱은 인간 승리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우완투수다. 2015년 2차 2라운드 전체 21번으로 NC에 지명됐지만, 2016년과 2018년 무려 두 차례나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류진욱은 좌절하지 않았고, NC 필승조에 안착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성적은 218경기(202이닝) 출전에 8승 7패 1세이브 43홀드 평균자책점 3.56. 특히 2023시즌에는 70경기(67이닝)에서 1승 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좋지 못했다. 50경기(42.1이닝)에 나섰지만, 2승 1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74를 써내는데 그쳤다. 팔꿈치 통증에 발목이 잡힌 탓이었다.
다행히 현재 몸 상태는 좋다고. 최근 만났던 류진욱은 “지금은 전혀 아픈 곳이 없다. 시즌을 잘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우리 트레이너 파트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비시즌 때부터 던지는 메커니즘을 수정했다”며 “그동안 팔꿈치와 어깨 의존도가 높았다. 가슴 근육과 하체 밸런스로 던지기 위해 준비했다. 그게 지금까지는 순탄하게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부터는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되며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는 “시범경기 끝나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게 된 것을 알았다”며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우리 팀이 잘해도 내가 마지막에 잘 던져야 승리할 수 있다.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등판할 때마다) 별 탈 없이 잘 던지고 내려오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물론 클로저라는 새 보직이 결코 쉽지 않았다. 3월 3경기(3이닝)에 출격했지만,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00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류진욱은 “시즌 초반 제 생각보다 스피드가 2~3km 안 나왔다. 몸을 빨리 끌어올리려 했는데, 잘 안 됐다. 3월에 몸이 다 안 올라와서 고생했다”며 “모든 선수들이 다 똑같은 조건에서 시즌을 치른다. 빨리 적응하려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사실 (올해) 첫 번째 목표가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제일 먼저 보직에서 내려오지 말자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컨디션이 매우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의 말처럼 그는 4월 7경기에서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7로 반등했으며, 26일 기준 5월 나선 11경기에서도 7세이브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NC는 매력적인 불펜진을 구축했다. 개막 전에는 물음표로 가득했지만, 류진욱과 더불어 손주환, 전사민, 배재환 등이 이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김태훈도 합류했다. 이들의 활약은 류진욱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된다.
류진욱은 “(불펜진에서 제일 애착이 가는 선수로는) (손)주환이나 (전)사민이, 그리고 저보다 1년 선배인 (배)재환이 형이 있다. 주환이는 어떻게 보면 올해가 1군 첫 시즌인데 간절함이나 그런게 신인 때 저를 보는 것 같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사민이, 재환이 형은 늘 같이 있었는데, 부상이나 부진으로 고생하다 올 시즌 같이 필승조를 구성하고 있다. (김)태훈이도 정말 좋다. 저는 그 나이 때 태훈이만큼 못했다. 경험이 많이 쌓이면 저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다 같이 잘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싶다. 우리 팀이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끝으로 그는 “냉정하게 (목표로) 세이브 개수를 (기록상 수치로) 정하지 않았다”며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너무 많은 생각을 안 하려 한다. 팀 승리 위해 최고의 결과만 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