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아니즘의 계승자’ 마슬레예프
내달 13, 14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호응 뜨거운 한국 관객 덕에 설레
스스로 말하는 레퍼토리 들려줄것”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로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다음 달 13,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3년 만의 내한 리사이틀이다. 최근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 응한 그는 “한국에 갈 때마다 항상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는 관객 덕에 설렌다”며 “지난번 공연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했다.
마슬레예프는 2011년 제21회 프레미오 쇼팽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카를라티,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녹음한 데뷔 음반은 2017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최고의 클래식 음반’으로 선정됐다. 특히 몰입감 있는 연주는 러시아 피아니즘을 제대로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틀간 펼쳐질 이번 공연에서 그는 완전히 다른 시대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첫날에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으로 고전주의의 순수함과 정교함을 표현한 뒤, 차이콥스키의 ‘18개의 소품’ 중 일부를 발췌해 연주한다. 1부와 2부를 각각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했다. 마슬레예프는 “감정과 멜로디, 화성의 만화경처럼 다채로운 색채를 지닌 작품들로 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둘째 날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로 무대를 채운다. 환상소품곡 중 ‘애가’와 ‘전주곡’, ‘회화적 연습곡’,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이다.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 ‘스케르초’도 연주한다. 마슬레예프는 “‘스케르초’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피아노 소품”이라며 “굉장히 난도 높은 프로그램이지만 제가 이 곡들을 사랑하는 만큼 관객들도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해석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뭘까. 그는 “작품을 정말 잘 공부하면 무대 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음악은 제대로 연주하면 스스로를 말해 준다. 어느 순간 음악이 저절로 흐르게 되는데 그게 바로 ‘음악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시베리아 울란우데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7세 때 학교 음악반에 들어가기 위해 처음 피아노를 시작했다”는 마슬레예프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는 “무대에서 더 자유로워졌고, 연주할 곡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았으니 자연스러운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매 시즌 많은 연주회를 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고,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앞으로 30년 뒤까지도 이 일을 계속 좋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그는 “연주 자체에서 오는 기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연주하는 이 일을 사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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