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경찰 '내부비리 근절책'
제식구 감싸기 관행 근본차단
가족사건 자진신고제 도입
외부 감찰·비리수사대 만들고
공소청, 수사팀 교체요구 가능
일각 "근본 해결책 안돼" 지적
피해자 구제 통로 마련 제안도
장윤기 사건을 통해 경찰의 사건 은폐와 봐주기 수사 의혹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경찰 수사 개혁에 나섰다. 경찰관의 지역 유착을 막기 위한 순환인사를 강화하고, 민간 중심의 외부 감찰기구와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한 내외부 통제를 대폭 강화한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경찰의 부실수사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계기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안부 장관으로서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부실·암장 수사로 무너져 내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수사 시스템을 철저히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경찰관의 연고지 근무에 따른 유착을 막기 위해 순환인사제를 강화한다. 현재 총경 이상은 전국 단위, 경정은 1~2년 주기로 순환인사를 하고 있는데, 순환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순환 주기와 대상은 경찰 수사 쇄신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 사건 관계인인 경우에는 해당 사실을 즉시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상피제도 새로 도입한다. 이를 위반하면 중징계 대상이 되며 보고된 사건은 다른 경찰서로 옮겨지거나 시·도 경찰청이 직접 관리해 유착 수사를 차단할 방침이다. 기존에도 수사 담당자가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은 회피하도록 했지만, 가족 사건만 별도 관리하는 제도는 없었다.
경찰 내부 비리를 전담하는 조직도 확대된다.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전국의 경찰 수사 비위·부패 행위에 대한 첩보를 수집·수사할 예정이다. 수시감찰 기능은 국가수사본부 내부가 아닌 민간 개방직인 본청 인권감사관이 총괄하도록 한다.
이에 더해 외부 통제장치를 강화한다. 정부는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를 감시하는 '경찰 수사 인권 감찰·조사기구'를 설치하기 위해 경찰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 기구는 100명 규모의 민간 조사관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현직 경찰을 배제하고 조사 능력이 있는 민간인을 채용해 경찰청장에게 징계나 인사조치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10월 2일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경찰 간 견제 장치도 강화한다.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했음에도 기존 수사팀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수사팀이나 다른 경찰관서로 사건을 변경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공소청에 주어진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기관 간 합동협력수사를 확대하고, 경찰이 검사의 요구·요청 사건을 상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인 통제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그동안 경찰은 내부감찰과 내부통제에 의존해 왔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확인됐다"며 "이번 대책은 외부 의견을 일부 반영하는 수준일 뿐 경찰과 독립된 제3의 외부 통제기구를 두는 근본적인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수사 자체를 차단하고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 통로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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