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 매직’ 끝판왕 다가온다! 광주, ACLE 사우디 숙소 4강까지 예약…“초반 20분이 관건, 알힐랄이 더 두렵다”

광주FC가 ‘탈 아시아급’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단판경기를 치른다.

일본 J리그 강호 비셀 고베를 16강전에서 꺾고 8강 토너먼트에 오른 광주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서아시아팀과 만나게 됐다. 동·서아시아 권역으로 나눠 리그스테이지와 16강전까지 소화한 ACLE는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는 중립지역인 사우디에서 모여 진행한다.

K리그1 챔피언 울산 HD와 코리아컵(FA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스테이지에서 탈락한 가운데 광주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이제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4강 진출에 성공하면 상금 60만 달러(약 8억6000만 원)를 확보할 수 있고, 준우승팀에겐 400만 달러, 우승팀에겐 1000만 달러가 주어진다.

물론 쉬운 여정은 아니다. 알힐랄은 아시아판 ‘무적함대’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무기 삼은 알힐랄은 주앙 칸셀루, 후벵 네베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칼리두 쿨리발리, 야신 부누 등 유럽 빅리그와 월드컵에서 활약한 특급스타들을 전 포지션에 걸쳐 보유했다.

당연히 알힐랄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 세계 축구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알힐랄의 시장가치는 1억8000만 유로(약 2920억 원)에 달한다. 그에 반해 광주는 860만 유로(약 140억 원)에 그친다. 팀내 100만 유로 이상의 몸값을 찍은 이도 유로2024에 출전한 ‘알바니아 특급’ 자시르 아사니가 유일하다. 아사니에겐 120만 유로의 가격이 매겨졌다.

그러나 광주는 호락호락 물러설 생각이 없다. 실제로 광주는 사우디의 선수단 숙소를 4강전까지 예약해둔 상태다. 알힐랄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당연히 팀 분위기는 좋다. 최근 K리그1 4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한껏 기세를 높였다. ACLE 9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친 아사니와 미드필더 박태준 등을 중심으로 기적을 기대한다.

특히 박태준은 이달 초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할 예정이었으나 ACLE 출전을 위해 입대 시기를 6월로 연기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광주는 21일 제다에 도착해 현지적응에 돌입했고, 결전을 대비하고 있다.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공격축구를 즐겨 구사해온 광주이지만 알힐랄전은 약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알힐랄이 객관적 전력이 크게 밀리는 광주를 라인을 내릴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이 감독은 이점을 노려 카운트어택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면승부에 ‘이정효 축구’는 항상 강했다.

일단 전반 초반 20분을 잘 버텨내면 조급해지고 쫓기는 쪽은 알힐랄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뒷공간이 열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감독은 “알힐랄을 분석했다. 조직력에서는 우리가 밀리지 않는다”면서 “축구는 팀 스포츠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는다. 꼭 우승하고 싶고 그래야 한다. 늘 그렇듯 우리가 하던 축구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광주는 광주e스포츠경기장(조선대학교)에서 알힐랄전 단체 응원전을 갖는다. 사정상 사우디로 가지 못한 팬 1000여 명이 함께 할 전망이다. 만약 광주가 4강에 오르면 거리응원전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