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있다"며 병역 기피한 30대 헬스 인플루언서 감옥행

1 day ago 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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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속여 군 복무를 피하려 한 30대 인플루언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헬스장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이 남성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3)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A씨는 2011년 5월 병역 검사에서 1급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음에도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병역 의무를 기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대학 재학 등 사유로 현역 입영을 미루다 2016년 병역 판정 재검사에서 질병 상태 문진표를 작성할 때 '군 복무에 지장이 될 만한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표시했다.

임상심리사에겐 "얼마 전부터 가만히 있으면 뭔가 불안하고 호흡이 어렵다"는 주장을 하며 신체 등급 7등급과 치유 기간 6개월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후 A씨는 우울감, 자살 충동, 수면장애, 무기력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능검사(IQ)도 받았는데 64점으로 지적장애 수준으로 평가됐다. 관련 진료 내용을 병무청에 제출한 그는 2017년 '주요 우울장애 및 그 밖의 기분장애 중증도' 등 정신질환 사유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이 고의로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속임수였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초중고 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친 후 재수를 통해 대학에 입학한 점, 매우 사교적인 성격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 온 점, 헬스트레이너로 근무하며 월 600만~800만원의 급여를 받아온 점 등을 들었다.

또 재검사 기간 바디 프로필을 찍거나 제주도 여행을 다니며 오락과 유흥을 즐긴 점,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음에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점, 정신질환 판정에도 성실히 치료받지 않은 점 등도 유죄 판결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최 판사는 "피고인은 심각한 우울증 등을 앓는 것처럼 가장해 진료받은 다음 현역병 입영 의무를 감면받았다"며 "이는 국방의 의무라는 헌법적 요청은 물론 공정한 병역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병역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정을 비춰볼 때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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