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기관 대상 신규 외환규제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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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도 나선 고환율]
은행에 외화상품 마케팅 자제 요청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 출범
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조정할수도

한미 양국의 동시다발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70원대로 올라서는 등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자 외환 당국은 신규 외환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의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 수준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은 거시 경제가 균형 상태로부터 이탈해가고 있다는 의미”라며 “거시 경제 안정성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거시 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규 외환 규제는 개인을 직접 대상으로 하기보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재경부 측은 “기본적으로 거시 건전성 조치는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한다”며 “금융기관 건전성 조치가 결과적으로 개인의 거래 행태를 변화시키고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최근 외화예금 수요가 크게 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자 시중은행에 관련 상품 마케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담당자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아닌 재경부 관계자를 직접 만나는 일은 드문 일”이라면서 “예년 같으면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 여행객 대상 마케팅에 나섰겠지만, 현재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경부와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참여하는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도 출범했다. 대응반은 △국경 간 거래대금을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고 지급·수령하는 환치기 △수출입 가격 조작, 허위신고 등을 통한 해외자산 도피 △외환거래 절차를 악용한 역외탈세 및 자금세탁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환헤지 비율을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태규 국민연금 연금이사는 15일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 업무보고에서 환헤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고민 중”이라며 “공단 자체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워 기금운용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위 싱가포르 DBS은행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공조된 성명과 대외 정책 신호는 원화 약세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투자자 판단을 바꾸는 것은 실패해 왔다”며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환시장 개입이 없는 한 원화 약세는 한국 정책 당국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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