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보러 오셨어요?"…이태원 클럽 사이 '뜻밖의 장소' 정체 [트렌드+]

8 hours ago 2

사진=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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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보러 오셨어요?” 지난 1일 서울 이태원 한 골목길 초입에선 '용하당(龍何堂)'이라는 점집이 문을 열었다. 각종 클럽과 바 사이에서 커다란 간판을 내걸어 눈길을 확 끈다. 이 점집은 사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WG&S)의 위스키 브랜드 '몽키숄더'가 마련했다. 요즘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좋아하는 '술과 점(占)의 만남' 콘셉트로 선보인 체험형 팝업스토어(팝업)다.

이날 용하당 팝업을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아직 술을 마시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팝업 내부는 방문자로 가득 찼다. 팝업에는 20~30대로 가득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뽑은 메시지 카드가 ‘오늘의 운세’를 점치고, 곧이어 운세 맞춤형의 특별한 칵테일이 제공된다. 이날 뽑은 운세에 걸맞은 칵테일은 사과와 진저 향이 어우러진 술.

사진=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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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한 잔을 마시고 본격적으로 내부를 둘러보면 곳곳에 체험형 운세 콘텐츠가 즐비했다. 내부는 브랜드 로고의 세 마리 원숭이가 각각 재물·사랑·행운을 관장하는 '삼신(三申)'으로 변신해 방문객 운명을 안내하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대부분 체험은 디지털 기반이다. 운세 기계에 생년월일을 기입하면 애정운을 가늠해주고, 태블릿 카메라가 관상을 봐준다. 태블릿을 본 기자의 재물운은 100점 만점에 88점이라고 했다. 고민을 흘려보내는 특별한 물도 있다. 종이에 고민을 적어 물 위에 띄우면 서서히 녹아 사라진다.

방문객들이 가장 들르고 싶어하는 공간은 ‘타로존’. 예약하면 타로 마스터가 1대 1로 마주 앉아 미래를 점쳐준다. 비용은 모두 무료다. 나만의 키링을 만드는 체험도 인기다. 키링 제작대 앞에 인파가 몰렸다. 팝업을 나설 때가 되면 이태원 유명 바에서 사용할 수 있는 ‘행운의 복권 교환권’도 준다.

사진=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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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당 팝업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차례 문을 열었다. 다음 개장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가능하며 현장 웨이팅도 받는다. 박정은 브랜드 매니저는 “무더운 여름, 위트 있는 체험으로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기획했다”며 “최근 무속 콘텐츠가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계는 이색 임시 팝업을 잇따라 열고 소비자 공략에 힘쓰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각자가 차별점을 강조하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MZ세대 취향을 겨냥한 신선한 콘셉트와 몰입형 체험 요소를 통해서다.

사진=안혜원 기자

사진=안혜원 기자

삼양식품은 서울 한강수영장을 '인증샷 명소'로 만들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부터 서울 여의도 한강수영장에 신제품 '탱글'을 비롯해 '삼양' '불닭' '맵탱' 등 대표 제품들을 테마로 한 대형 홍보 부스를 운영 중이다.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폭염 속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게임존'과 '포토존' 중심의 체험형 마케팅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숏츠 등 주요 SNS에서는 한강수영장 내 삼양 부스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져 업체 측이 의도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장의 열기와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끼면서 제품까지 인식하는 식이다.

배스킨라빈스도 지난달 신제품 '애망빙(애플망고 빙수)' 출시를 기념해 서울 성수동에 '망빙고 가챠샵' 팝업을 열고, 초대형 냉장고 콘셉트의 공간에 시식존과 포토존, 다양한 취향의 굿즈를 뽑을 수 있는 가챠샵을 운영했다. 앞서 요아정도 아사이베리 열매를 활용한 아사이볼 콘셉트의 'YOAJUNG ACAI PALM'을 성수동에 열고 야자수·튜브·빈백 등 이국적 요소로 공간을 꾸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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