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이 3~9개월의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확대하고 개인 중심의 임대시장을 기업형 장기임대로 전환하는 등 체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구조변화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에 충격이 발생하면 1~3개월의 단기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에 반영되는 반면, 전셋값 변동은 매매가격에 3~9개월의 중장기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다. 2020년부터 전셋값 변동이 매매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더 강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1988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전세가격지수의 변동률과 1986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동태적 영향력 등을 분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재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금리상승과 전세 보증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나타났단 단기 조정 국면이 마무리되고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국토연은 “수도권 서울은 전셋값이 반등했지만, 지방은 회복이 지연되는 등 권역 간 차별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갱신요구권 사용률과 전셋값 변동률은 밀접한 장기균형 관계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전셋값이 먼저 움직이면 시차를 두고 갱신권 사용률이 따라 움직이는 비대칭적 구조를 나타냈다. 토지거래허가제의 경우 매물을 감소시키기는 했지만 전·월세 물건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다고 분석했다.
국토연은 주택임대차시장의 구조적 안정을 위해 전세대출 DSR 적용의 단계적 확대를 제안했다. 이미 시행 중인 1주택자 대상 DSR(1단계)에 이어, 향후 무주택자까지 적용을 확대(2단계)하고, 최종적으로는 임대인의 DSR 산정 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부채로 반영(3단계)하는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인 중심의 ‘기업형 장기임대주택(30년 이상)’으로 전환하자는 제언도 포함됐다. 장기 임대 의무와 임대료 관리 기준을 준수하는 기업에 세제 및 금융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설명이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공공이 미분양 주택 등을 매입·임차해 활용하는 매입·전세임대 사업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전세시장으로의 과도한 유동성 유입을 억제해 차입 의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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