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고령 환자 고관절 골절 땐 ‘골시멘트’ 고정법이 회복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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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호 웰튼병원 병원장 암은 무섭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 고관절 골절, 즉 ‘엉덩이뼈 골절’이다. 노년에 넘어져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1년 안에 다섯 명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난다. 수술을 받지 못하면 그 비율은 70%까지 치솟는다. 다친 것보다 무서운 것은 다음 단계다. 환자가 오래 누워 지내는 동안 폐렴, 피가 굳어 혈관을 막는 혈전, 욕창 등의 합병증이 생겨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답은 분명하다.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해서 환자가 누워 있는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술받은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생존율이 훨씬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같은 수술이라도 부러진 뼈에 인공관절을 어떻게 고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엉덩이뼈 골절 수술은 보통 허벅지 뼛속에 금속 기둥을 끼워 넣어 관절을 새로 만들어 준다. 이 기둥을 고정하는 방법이 두 가지다. 하나는 뼈에 그대로 박아 넣고 뼈가 금속에 자라 붙기를 기다리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의료용 접착제인 ‘골시멘트’를 활용해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의 뼈는 약하고 푸석하다. 그냥 박아 넣는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둥이 뼛속으로 조금씩 가라앉거나, 끼우는 과정에서 약한 뼈가 다시 부러질 위험이 있다. 그만큼 환자를 일찍 걷게 하기 어렵다. 반면 골시멘트로 고정하는 방식은 수술 당일부터 단단히 자리를 잡아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으면서 걸음을 뗄 수 있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고령 환자에게 이 차이는 절대 작지 않다. 이것은 한 의사의 개인적인 주장이 아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2021년 고령자 고관절 경부 골절 진료 지침에서 골시멘트로 고정하는 방식을 가장 높은 등급인 ‘강력 권고’로 올렸다. 여러 연구에서 골시멘트를 활용했을 때 수술 부위가 다시 부러지는 부작용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긴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국내 수술 현장은 여전히 금속 기둥을 박아 넣는 방식이 압도적이다. 골시멘트로 고정하는 방식은 ‘오래된 기술’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세계가 강력히 권하는 방법인데도 정작 국내 환자들은 이를 접할 기회가 충분치 않은 것이다. 이제는 골시멘트 고정 방식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고령 환자의 골절은 시간과의 싸움이고, 그 시간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의사가 어떤 수술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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