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서울 내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입지 집값과 전셋값은 여전히 꼿꼿하다. 탄탄한 수요층을 바탕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집값은 전주보다 0.05% 하락했다. 수도권은 0.03% 내려 하락 폭이 유지됐고, 지방은 0.07% 떨어져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다만 서울은 보합을 유지 중이다.
서울 내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3구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했다. 송파구(0.09%)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초구(0.03%), 강남구(0.01%) 등도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운 모습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1단지' 전용면적 121㎡는 지난 13일 27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28억2000만원까지 올랐던 이 면적대는 12월 들어 26억7000만원(19일)으로 가격이 내려갔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1억원이 뛰었다.
잠실동에 있는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82㎡ 역시 지난 4일 34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34억2500만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기록한 후 같은달 30일 27억61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어 가격이 뚝 떨어지더니 올해 초 다시 가격을 회복했다.
서초구에서도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7㎡는 지난 2일 55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 거래된 53억7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더 올랐다. 잠원동에 있는 '신반포2' 전용 92㎡는 지난 11일 38억2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팔린 37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강북 핵심 지역에도 수요는 몰리고 있다. 용산구(0.03%)는 이촌동과 원효로4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가 거래되고 있다. 마포구(0.03%), 성동구(0.01%) 등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단지 등 선호단지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이 밖의 단지에선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WM영업전략부 연구원은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은 실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똘똘한 한 채'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셋값도 서울만 하락세를 면했다. 서울은 전주에 이어 보합을 유지했지만, 수도권, 지방 등 전셋값은 각각 0.01% 내렸다.
서울 전셋값도 집값과 마찬가지로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송파구(0.06%)는 신천동과 잠실동에 있는 주요 단지에서 전셋값을 견인하고 있다. 서초구(0.03%) 잠원동과 반포동에서, 학군지인 양천구(0.03%)는 신정동과 목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강북지역에선 종로구(0.03%)가 창신동과 무악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올랐고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 정도만 보합을 기록했다. 나머지 강북 지역 전셋값은 모두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와 역세권 등 선호단지를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곽지역과 구축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