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서울에 있는 재건축 구역 내 아파트를 매수했다. 매도인은 10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라고 했고, 공인중개사도 도시정비법의 양도 허용 요건(제39조 제2항 제4호)을 충족한다고 안내했다. 계약 후 잔금까지 치렀지만, 조합은 K씨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매도인은 수년 전 친부가 별세하면서 타지역 주택을 상속받아 법률상 2주택자 상태였기 때문이다. 매도인은 자신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K씨는 조합원이 되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됐다.
도시정비법 제39조 제2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은 조합설립인가 후, 재개발사업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 건축물 또는 토지를 양수한 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예외 사유가 있다. 1가구1주택자로 소유 기간 및 거주기간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인 경우(소유 기간 10년, 거주기간 5년)가 대표적이다.
예외 사유에서 양도인이 1가구1주택자여야 한다는 전제 요건이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소유 기간과 거주기간을 아무리 충족해도 매도 시점에 양도인이 1주택자가 아니라면 이 예외는 적용되지 않는다.
상속을 통해 다른 주택을 취득한 경우가 대표적인 리스크이다. 상속은 별도의 소유권 이전등기 없이도 피상속인의 사망 즉시 소유권이 이전된다. 등기부상 여전히 피상속인 명의로 남아 있어도 법률상으로는 상속인의 소유다.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채 정비사업 구역 주택을 매도하는 순간 자신이 1주택자라고 믿었던 매도인은 사실 2주택자였던 게 된다.
매도인의 귀책은 인정될 수 있지만,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불이익은 고스란히 양수인에게 돌아간다. 현금청산은 시가가 아닌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매수한 양수인의 손실은 상당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매매계약서에 두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둬야 한다.
첫째, 조합원 자격 취득을 계약의 전제로 명시하는 조항이다. 예를 들어 ‘본 계약은 양수인이 도시정비법 제39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해 적법하게 조합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며, 양도인은 현재 1가구1주택자이고 소유 기간 및 거주기간이 각각 10년, 5년 이상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이다.
둘째, 손해배상 예정 조항이다. ‘양도인의 귀책 사유로 양수인이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현금청산 처리되는 경우 양도인은 매매대금 전액과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프리미엄 상당액을 포함한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을 민법 제398조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으로 구성해 두면 이후 분쟁 때 입증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투자자라면 계약 전 다음 사항을 직접 또는 법률 전문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매도인의 현재 주택 소유 현황(상속, 증여 등으로 인한 다주택 여부 포함), 해당 주택의 매도인 명의 소유 기간 및 실거주 기간,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시점과 재개발의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점 대비 현재 사업 단계,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 및 지정 시점 등이다.
입주권 거래는 단순한 부동산 매매가 아니라 법률적 자격의 이전이다. 도시정비법의 조합원 자격 규정은 정비사업에서 가장 복잡한 영역 중 하나다. ‘아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의 차이가 수억 원의 손해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성호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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