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행 5년 차를 맞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법정 상한(5%)이 적용된 ‘갱신 계약’과 시장 자율가인 ‘신규 계약’ 간의 가격 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전체 평균 격차는 5300만 원 수준이지만 서초구 등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같은 평형 안에서도 보증금 차이가 11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2026년 1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7만 4407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이중 가격’ 구조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실거래 3만 8246건 중 신규 계약(1만 7825건)의 중위 보증금은 5억 8500만 원으로 갱신 계약(1만 9166건)의 중위값인 5억3000만 원보다 5500만 원 높았다. 평균치로 환산하면 격차는 5297만 원에 달한다. 법정 인상률 상한 5%에 묶인 ‘보호 가격’과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된 ‘자율 가격’이 10% 가량의 괴리를 둔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고가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의 괴리가 압도적이었다. 서초구의 신규-갱신 중위 보증금 격차는 2억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컸으며 강동구와 은평구가 각각 1억 원의 격차를 보였다. 이어 송파구도 8800만원 동대문구 7500만원 성북구 6000만원 강남구·성동구 각 5000만원 순이었다. 마포구(4000만원)와 용산구(3750만원)도 신규-갱신 격차가 형성돼 있다.
단지별 극단적 사례는 더욱 심각하다. 1~4월 같은 단지·같은 평형에서 신규와 갱신이 모두 거래된 4006개 그룹을 분석한 결과 격차가 가장 극단적으로 벌어진 곳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5㎡였다.
반포자이 85㎡에서는 같은 평형(전용 84.94~84.99㎡)에서 1~3월에만 갱신 19건과 신규 9건이 거래됐다. 갱신 최저가는 1월 15일 4층 매물 7억8341만원이었던 반면 신규 최고가는 3월 13일 21층 매물 19억원이었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 같은 분기 안에서 보증금이 11억1659만원 차이가 난 셈이다. 갱신권 사용분의 5%룰 보호 거래(평균 인상률 4~5%)와 시장가 신규 거래의 분리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같은 반포동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60㎡(전용 59.89~59.96㎡)도 비슷했다. 신규 최고가가 1월 14일 24층 매물 16억원이었던 반면 갱신 최저가는 3월 13~24일 거래된 7억336만원이었다. 같은 평형 안에서 8억9664만원의 격차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124㎡에서는 신규 최고 20억5000만원(4월 17일)과 갱신 최저 13억6600만원(1월 12일) 사이에 6억8400만원의 차이가 벌어졌다.
비강남권에서도 격차는 작지 않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그랑자이 85㎡는 정상 거래(보증금 5억원 이상) 기준 신규 최고 12억3000만원 갱신 최저 7억3000만원으로 5억원 격차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5㎡의 경우 거래량이 많은 대단지 특성상 격차는 비교적 작았으나 신규 중위 12억원과 갱신 중위 10억8900만원 사이에 1억1100만원의 차이가 남아 있었다. 강동구 암사동 힐스테이트 강동 리버뷰 85㎡는 신규 중위 8억7000만원 갱신 중위 3억8201만원으로 격차가 4억8799만원에 달했다.
문제는 임차인을 보호하던 갱신권 방어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갱신권 사용률은 1월 45.5%에서 4월 42.2%로 하락세이며 특히 전세만 보면 57.1%에서 50.6%로 급감했다. 이는 갱신권을 이미 소진한 임차인들이 시장가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정책적 변수가 더해지며 시장은 ‘삼중 압박’에 직면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매도 매물과 임대 공급이 동시에 잠기고 있으며 2024~2025년 입주한 신축 단지의 임대차 70.6%가 월세로 거래되는 등 전세 공급의 탄력성도 떨어진 상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이 시장가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신축 단지의 첫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2026~2027년부터 시장가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강남권 보증금은 반등하고 비강남권은 약세를 보이는 권역별 디커플링은 매물 잠김이 임대 시장에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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