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스라엘 유네스코 다시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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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때 탈퇴, 바이든 재가입 2년만
親중국 등 문제삼아… 내년 12월 발효
유네스코 “예상된 일, 대비해왔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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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약 2년 만에 다시 탈퇴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유네스코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과 친(親)중국, 친팔레스타인 정책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10월 같은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한 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23년 6월 재가입 절차를 밟았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앞세우며 국제협력이나 국제기구를 폄하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이 유네스코 탈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는 분열적인 사회·문화적 의제를 추진해 왔다. 이는 미국의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며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했다. 그는 “유네스코가 이른바 ‘팔레스타인국’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인 결정은 문제가 크고, 유엔기구 내 반이스라엘 담론을 확산시킨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효력은 내년 12월 말에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이번이 세 번째이자,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두 번째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정치화와 예산 낭비 등을 지적하며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10월 유네스코에 다시 가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네스코가 2023년에 마련한 ‘인종차별 대응 지침’을문제 삼았다. 각종 유네스코 문서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했다’고 표현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보다 이스라엘을 주로 비판하는 게 반이스라엘에 해당한다는 것. 또 2023년 기준으로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낸 국가인 중국 측 인사들이 유네스코 고위직에 대거 포진한 것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는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와 분열적인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들이 11월 (대선에서) 선택한 상식적인 정책들과 완전히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미국의 탈퇴 결정에 대해 “미국의 탈퇴는 유감이지만, 예상된 일이었으며 유네스코는 이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의 국제기구 탈퇴는 유네스코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초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도 중단한 상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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