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친 이복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불편했을 것…송구하다"

1 week ago 8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일 퇴임사
"금감원, 현장 최전선에서 시스템 관리"
금융개혁 등 자신 퇴임 후에도 이어나갈 과제 제시

  • 등록 2025-06-05 오후 1:03:56

    수정 2025-06-05 오후 1:03:56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받게 된 선배님들, 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더 빨리, 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감당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퇴임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3년의 임기를 마친 이 원장은 윤증현·김종창·윤석헌 전 원장에 이어 임기를 채운 네 번째 금감원장이 됐다.

그는 우선 2022년 6월 취임 이후부터 겪었던 주요 사건들을 나열했다.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부동산 PF 부실화와 대규모 전세사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위메프·티몬 판매자 미정산 사태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 논란 등을 언급하며 “이처럼 복잡한 난관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 모두는 현장 최전선에서 시장 참여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시스템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추켜 세웠다. 또 “직접적인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구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이 방점을 찍었던 소비자 보호 성과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제가 떠난 후에도 여러분들께서 계속 챙겨주셨으면 하는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업무를 이어나갈 것을 당부했따.

우선 ‘금융개혁’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금융개혁은 생산성 확보를 이한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이라며 이 원장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지금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라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둘째로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뿐 아니라 감독행정의 디지털 전환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촉구했다.

또 “적절한 보안을 전제로 우리가 가진 정보와 다양한 분석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협력하여 긴밀한 신뢰 관계를 지속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각 기관이 업무 범위를 전통적인 영역으로 한정하고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우리 사회는 당면한 문제에 관해 적시의 정확한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업무의 방식과 범위를 확장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존 금감원의 분위기와 다르게 언론과의 소통을 활발히 해왔던 만큼 이 원장은 퇴임사에서도 시장·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메시지는 결국 언론을 통해 시장에 전달되는 만큼, 시장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과정에서 언론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성을 높이며,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한 조처를 하는 등 언론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유념해 주시라”고 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저의 경직된 태도, 원칙에 대한 집착으로 인하여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 금융회사나 기업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