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바퀴벌레’ 비하 막말하자
온라인 중심으로 2200만명 결집
의대 입학시험 유출, 불에 기름 부어
청년실업 분노, 모디 정권 정조준
Z세대를 중심으로 뭉친 인도 온라인 정치 단체가 처음으로 오프라인 거리 시위에 나섰다. 자국 대법원장의 모욕적인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청년 정치운동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 지지자 수백 명이 전날 오후 수도 뉴델리 의회 인근에 모였다. 이들은 종이로 만든 바퀴벌레 가면을 쓰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 공지대로 인도 국기와 책을 들었다. “바퀴벌레들이 온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물러나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건 대규모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이다. 지난달 인도 전역에서 무려 220만 명이 응시한 국가시험이었다. CJP는 공식 성명을 통해 1주일 안에 프라단 장관이 사임하거나 모디 총리가 직접 그를 해임하라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아무 조치가 없다면 시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CJP는 지난달 15일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이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와 ‘기생충’에 비유한 망언이 알려진 다음날 출범했다. 극심한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은 사법부 수장의 조롱에 폭발했고 오히려 스스로를 바퀴벌레로 칭하며 순식간에 결집했다.
현재 CJP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200만명에 달한다. 자칭 세계 최대 정당이라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 팔로워(880만명)의 세 배에 육박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심상치 않게 본다. 단순한 입시 부정 항의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억눌린 인도 청년들의 구조적 불만이 오프라인으로 터져 나온 첫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인도는 14억 인구 중 15~29세 인구가 4억명에 달한다. 하지만 일자리 부족은 임계점을 넘었다. 지난 4월 기준 도시 청년 실업률은 14%까지 치솟았다. 단체 설립자인 아비지트 딥케(30)는 미국 유학 중 귀국해 이번 시위에 합류했다. 그는 “이것은 인도의 정치적 담론을 바꾸려는 거대한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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