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향후 보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해운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60일간 통항료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이후 비용 징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해운업계 임원들 사이에서 공유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명의 문건에는 모든 선박이 PGSA가 승인한 유효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PGSA는 이란 정부가 지난달 신설한 정부기구다.
해당 문건은 관련 보험이 당분간 무료로 제공된다고 설명하면서도, PGSA가 향후 보험 수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금액은 보험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건에 쓰인 '보험 수수료'가 일반적인 보험료와 같은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이란이 수수료나 보험료 명목으로 사실상 통항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전까지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였다. 미국과 이란은 60일 동안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해협 통항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다.
PGSA가 앞서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올린 18일자 공지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이 도착 최소 48시간 전에 공식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통항 신청을 해야 신속한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PGSA는 MOU에 따른 60일 동안 보안·안전·환경 서비스 비용과 이란 보험 관련 비용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선박들이 기뢰 위험 구역을 피하고 안전하게 항행하기 위해 지정 항로와 통항 시각을 PGSA와 조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란 당국자는 "60일 동안은 어떠한 요금도 징수하지 않고 선박 통항이 이뤄질 것이지만, 이후에는 이란과 오만이 주변국과 협의해 통항 허용 방식을 정하게 된다"며 "여기에는 서비스 제공과 안전 통항 관련 수수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서쪽 영해를 둔 오만도 환경 영향 완화와 도선·보안 등 항행 관리 서비스 비용 명목의 부과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항 재개에도 현장 긴장은 여전하다. FT는 이란이 19일 해협 내 선박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무선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해상 봉쇄 완전 해제, 미국 병력 철수가 합의의 핵심 조건이라며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 상태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해협에 접근하는 선박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실제 통항량은 평시를 크게 밑돌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모니터에 따르면 세계협정시 20일 0시 28분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해협을 지난 선박은 10척으로, 평상시 하루 평균 60척의 17.7% 수준에 그쳤다. 재화중량톤수 기준 통행량도 하루 190만DWT로 평상시 평균 1030만DWT의 18%에 머물렀다.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율은 4%로 평시 0.15%의 26.7배에 달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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